하나금융硏 "강달러 현상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큰 부담"
"韓 대외신인도 매우 중요…외환보유액, 재정건전성 안정적 유지 필수"
"환율 안정될 때까지 금융회사들 자본의 효율적 배분 추구해야"
"정부, 바젤 기준 훼손 않는 범위 내 자본규제 등 유연 적용 가능한 조치 필요"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지난해 급등한 환율은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를 달성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바젤 기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본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정희수 소장은 6일 관련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 같이 진단했다.
정 소장은 대내적으로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수출의 성장기여도도 낮아지면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 뒤 "문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등 체감경기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었다는 점"이라며 "특히 지난 12월부터 시작된 정치적 리스크가 경제위기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리스크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오는 20일 취임과 함께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달러화 강세 지속,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은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수출의 환율 효과가 과거 대비 약화된 상황에서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원·달러 환율의 안정화는 금융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서 "불과 3개월 만에 12% 상승했으며 현재도 미국의 강한 성장에 기반한 강달러 현상과 함께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소규모 개방경제이자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신인도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대외신인도는 외환보유액, 외화유동성 등 외환관련 주요 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중요한 변수는 재정건전성"이라면서 "2023년말 기준으로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은 50.7%로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이나 최근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지난해 12월 내각 불신임안 가결로 정치혼란이 발생한 직후 재정건전성 문제가 야기되면서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프랑스 사례를 거론한 뒤, "현재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내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치적 리스크와 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신용도를 결정할 때 재정건전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대외신인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건전성을 일정 범위 내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정 소장은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인 주주가치 환원과 환율의 연관성이 매우 높아졌다"라며 "외화표시 자산과 해외 출자금이 환율에 노출되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해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말 환율이 고점에 형성되면서 CET1 비율 13%를 맞추기 위해 포트폴리오 조정 등 다양한 노력을 병행해 왔다"라며 "정부도 은행권 스트레스완충자본 규제 도입 시기를 유예하고 해외 출자금을 RWA 산정 시 제외하기로 하는 등 감독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안착은 국내 증시의 안정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 유치에 중요한데, 밸류업 프로그램을 선도하는 금융권에서 그 출발점은 CET1 비율 13%"라며 "대외적으로 트럼프 리스크가 해소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내적으로 정치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금융사들은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RWA 감축
노력을 병행하면서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추구해야 한다"며 "정부에서도 바젤 기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본규제 등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조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