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치료 환자가 지연 환자보다 치매 위험 2배↑
장 건강과 뇌 건강을 위해 조기 진단 치료 필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강동우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임현국 여의도성모병원 뇌건강센터 교수 연구팀은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여부에 따른 치매 발병 위험도 분석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소화성궤양을 유발하는 위장 내 세균이다. 혈관뇌장벽을 통과해 뇌내 신경염증을 유발하고,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원인인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침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신경세포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고, 장내미생물 균총(microbiome)에 변화를 일으켜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도 지목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55세~79세 총 4만7628명의 연구대상자 가운데 소화성궤양 환자와 건강대조군을 비교해 5년 및 10년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소화성궤양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해 전반적인 치매 발병 위험도가 약 3배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위궤양 진단을 받은 환자 가운데 6개월 이내에 제균 치료를 시작한 '조기 치료군'과 1년 이후에 시작한 '지연 치료군'을 비교해 추적 관찰(5년·10년)한 결과 지연 치료군의 치매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우 교수는 "발효 음식이나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의 전통적인 식습관이 위점막을 자극해 헬리코박터 균 감염을 높일 수 있다"며 "최근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감염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장 건강 뿐 아닌 뇌 건강을 위해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현국 교수는 "소화기 질환과 신경퇴행성질환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고려할 때 감염성 위장 질환이 치매 발병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연관성을 규명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노화학회 공식 학술지인 '제로사이언스'(Gero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