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 통화음성’ 파장… “검사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목죄어”

정진석, 국정감사에서 “법적·상식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

박찬대 “명백한 공천개입, 대통령실 거짓해명 쌓여간다”

장성철 “보수·대통령실 큰일”.. 김준일 “선거법 위반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핵심인물 명태균씨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아무 문제 될 게 없는 녹취 내용"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위기다.

정진석 "대통령 육성녹취, 문제 없어"
박찬대 "명백한 공천개입, 거짓해명"

정진석 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출석해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윤대통령-명태균 녹취록' 관련 질의를 받은 이후 "대통령 육성 녹취 내용은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게 없음을 대통령실이 확인해 드린다"고 했다.

정 실장은 또한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제기된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은 취임 전후 공천개입·선거개입과 같은 불법행위를 한 바 없다고 말씀드렸다"며 "당으로부터 건의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개입 관련 지시를 내린 바도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영선이 해줘라"는 등의 발언이 담긴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해당 녹취에 대해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가 당선인 시절 국민의힘의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야당의 문제 제기를 부인했다. 정 실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윤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에 공세를 싣는 모양새다.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에게 부탁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이 대통령 임기 시작 후 관철된 만큼 공직선거법 등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당선인은 사실상 대통령 직무상 권한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공천 확정 발표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10일 오후였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과 명씨 간 통화가 이뤄진 날은 2022년 5월9일로 윤 대통령 취임(5월 10일)을 단 하루 앞둔 날이었다. 여당에서는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던 만큼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선거법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박 원내대표는 이를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공개된 육성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대통령 해명이 없다면 국민들이 윤 대통령이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알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보수 정치인들 '망했다'가 보통 심정"
"검사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목 죄어"

정치권에서는 보수 측 인사들이 윤 대통령과 명씨 간 통화 내용 공개 이후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31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록에 대해 "보수 쪽에서 정치하는 분들과 얘기 나눠보면 '망했다' '창피하다' 이게 보통 심정"이라며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닌 만큼 보수나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큰일"이라고 평가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1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법리적 유권해석하는 것은 탄핵 걱정을 하고 계시는 것"이라며 "공천 개입 등 대통령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 기소해서 징역 2년 받아낸 게 검사 윤석열이다. 검사 윤석열이 대통령 윤석열의 목을 조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