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재섭 “대통령실 해명 이상해… 부끄럽고 참담”

장경태 “대통령실 해명한 분 경질 당해야.. 공천상납에 준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핵심인물 명태균씨 간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대통령실에서는 당시 공천 결정권자가 이준석·윤상현 의원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는데, 대통령실 해명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꼬집었다.

김재섭 의원은 1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그전까지는 여사와의 메시지나 명태균씨의 전언만 있었는데 대통령 육성으로 공천 이야기가 들어갔다는 점에서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씨 간 통화 녹음파일 내용과 관련해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해당 녹취를 두고 윤 대통령이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 공천에 개입한 물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해명이 좀 이상하다. 공천 지시를 받은 적 없다는 건 육성이랑 반대되는 메시지"라며 "이준석 대표랑 각 세우던 대통령실이 이 대표 논리를 가져온 건 대단히 궁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2022년 6월 재·보선에서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수행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전후로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워 왔는데, 김 의원은 이를 짚은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다만 "이준석 이야기까지 가져와서 변명해야 되는 상황인가 생각이 들어 해명이 설득력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실제로 당선인 신분에서 공천 지시를 한 것이 민주당 주장처럼 탄핵 사유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아울러 "여당이 언제부터 대통령 실수·과오에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야 되는 지경에 이르렀나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정치적 실수나 말실수는 사과하고 맥락을 이야기해 왔지만 그걸 초월해서 '이런 발언은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해명하는 여당 상황이 위태롭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대통령실 해명은 글 쓰신 분이 경질 당해야 되지 않나 싶을 정도"라며 "이준석 당대표나 윤상현 공관위원장이 결정했으면 문제가 아니었겠지만 '김영선이를 해줘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당 측에서 '윤 대통령은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기에 공천개입 의혹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 장 의원은 "대통령직 인수법에 인수위 위원·직원은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하게 돼 있다. 대통령 인수위는 명백한 국가조직"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출석해 윤 대통령과 명씨 간 통화 내용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게 없음을 대통령실이 확인해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