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틀째, 사망자 179명 중 140명 신원 확인
수사기관 검시, 검안 등 절차 거친 뒤 유가족에 시신 인도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 산산이 부서진 여객기 잔해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채 동체 착륙을 하다가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179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 신원 확인 등 관계 당국의 현장 후속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179명 중 140명의 신원이 잠정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오전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 대상 브리핑을 열고 "오전 7시 25분 기준 현재 140명의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국토부 등 사고 수습 당국은 "임시 안치소에 모신 인원은 현재까지 165명"이라며 "수사기관의 검시 등을 마쳐 시신 인도 준비가 끝났을 때 가족들에게 추가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희생자 179명 모두 수습한 당국은 밤새 신원확인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수습한 유해는 무안공항 격납고 등에 임시로 안치했으며, 유가족에게 인도할 때까지 보존을 위한 냉동설비도 마련하고 있다.
유해 인도는 신원확인과 검경 등 수사기관의 검시 등 수습 절차가 마무리된 뒤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 검시, 검안의의 사체 검안서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장례 절차에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부 희생자들은 시신 훼손으로 인해 가족 DNA를 비교해야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DNA 신속 판독기를 투입하고 검안의와 보조 인력 등을 추가 투입하는 등 신원 확인에 주력할 방침이다.
활주로 현장에서는 희생자들의 유류품 등을 수습하는 작업이 병행되고 있다. 유류품 수습에는 소방과 경찰, 군 인력이 투입됐다.
국토부 등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한 현장 감식을 위해 현장은 당분간 보존된다.
전날(29일)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를 지나쳐 공항 시설물 및 외벽과 충돌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승객 175명과 객실승무원 4명 및 조종사 2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으며, 승객 175명은 한국인이 173명, 나머지 2명은 태국인으로 확인됐다.
기체 동체는 후미(꼬리)만 형체를 남기고 반파됐고, 활주로 주변 곳곳에 파편으로 튀거나 화염에 휩싸였다. 소방 당국이 오전 9시 46분쯤 초기 진화를 마치고 기체 후미에서 객실 승무원 부상자 2명을 잇달아 구조했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800으로, 국내 발생 역대 항공기 사고 가운데 가장 인명피해가 큰 참사로 남게 됐다.
항공기 사고를 해외까지 확대하면 이번 참사는 우리나라 항공기 사고 가운데 1983년 대한항공 격추(269명),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225명 사망)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인명피해가 큰 사고다.
이번 참사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는 "여객기 사고의 조사 기간은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3년씩 걸린다"며 "기체가 외국에서 제작된 데다 기체 문제와 조종 절차, 외부 요인 등 복합적 상황을 조사해야 해 장시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