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이어 하마스 수장 연이어 사살 당해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근접한 '말'"…전략적 입지에 타격
휴전 압박에도 이스라엘 '저항의 축' 공세 수위 강화
네타냐후 "지역 내 힘의 균형 바꿀 수 있어"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통신
이란이 지원하는 '저항의 축' 지도부가 연이어 이스라엘에 사살당했다.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아 신와르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는 이스라엘 측의 발표가 나오면서 '저항의 축'을 기반으로 한 이란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남부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통해 신와르를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7월 이란 테헤란을 방문한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후 신와르가 수장 자리를 물려받은 지 약 3개월 만이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포함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지도부를 궤멸시키다시피 했다. 나스랄라는 이란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인물로, 그의 죽음은 이란의 전략적 입지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신와르의 죽음은 이란과 '저항의 축'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란은 신와르와 나스랄라를 잃었다"며 "이들은 이스라엘에 해를 끼친 두 강력한 집단의 주요 인물"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가장 가까운 '말'이었던 하마스의 수장인 신와르가 사망한 만큼 이란이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는 이날 영상 연설에서 신와르의 사망이 "하마스 이후의 하루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하마스는 더 이상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이어 레바논에 대한 공세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시리아 민병대와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중동 질서를 재편하고자 하는 이스라엘의 의지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스랄라 사망 이후 "지역 내 힘의 균형을 수년간 바꿀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란은 헤즈볼라 재건과 지원에 관한 실리적 고민에 빠졌다. 미국 정치매체 더 힐은 "이는 단순한 군사적 지원을 넘어서 정치적 경제적 차원에서도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란은 과거 40년간의 투자를 고려할 때 헤즈볼라를 포기하지 않고 재건하려 할 공산이 크다. 이는 이미 국제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이란에 경제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지난 1일 이란은 '저항의 축' 지도부 암살에 대응해 이스라엘의 겨냥,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간 미국이 배후로 있는 이스라엘과의 직접적 충돌을 꺼려온 이란이 손해를 감수하고 보복이라는 명분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이란이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당성은 사라졌다"며 "여기서 이란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동맹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