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장관 'C형 간염, 군 복무 제한 질병서 제외' 명령
우크라 국방정보국 "수천명 죄수 '총알받이'로 전장 투입"
간염 유형 이름 딴 'B-C 부대' 창설돼…동부 전선 배치 예정
러, 전쟁 장기화에 병력난 커져…"HIV 수감자도 치료 대가로 투입"
◆…러시아군의 징집된 신병들이 로스토프 지역 사격장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2024.10.04 <사진 로이터>
러시아 군 수뇌부가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들로 구성된 부대를 편성해 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 정보국은 29일(현지시간)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자로 발령한 지시에 따라 C형 간염이 더 이상 군 복무를 제한하는 질병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 명령에 따라 간염 환자인 수감자들을 조직하고 징집하기 위한 특별절차가 승인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부대가 간염 유형 이름을 따 'B-C 부대'로 창설됐으며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주의 일시적으로 점령된 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선으로 파견되기 전에 공식적으로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고 C형 간염에 대한 항바이스러스 요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러시아 지도부의 이번 징집 결정은 수천 명의 죄수를 전선의 '총알받이'에 투입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러시아군 중앙군 관할의 교도소와 구치소에 있는 약 1만 명의 감염 환자 중 약 15%가 자발적으로 전선에서 싸우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병력 손실을 메꾸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황이 장기화하면서 예상보다 더 많은 병력이 소모되고 병력 보충과 군 장비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는 탓이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정보기관은 러시아군이 하루 수백 명의 병력을 잃고 있다고 추정한다.
특히 고강도 전투 지역에서는 병력이 대규모로 소모되고 있으며 사상자 외에도 부상자와 탈영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월 러시아 인권 단체 등을 인용, 러시아 정규군 40만명과 징집병 90만명 중 5.5% 이상이 탈영하거나 전투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징집 나이 제한을 늘려 복무 가능한 연령층을 확대하고 수감자들을 전선에 투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양성인 수감자들을 부대에 배치하며 항바이러스 약물 제공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약물과 조기 석방을 조건으로 징집됐으며 감염 상태를 나타내는 팔찌를 착용한 채 최전선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