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우크라군 위장해 동북전선 요충지 쿠피안스크 일시 진입"

러, 1년여만에 우크라 탈환 요충지 '쿠피안스크' 압박

트럼프 복귀 앞두고 협상서 유리한 고지 점하려 공세 강화

"러 목표는 1월 20일 트럼프 취임 전 쿠르스크 탈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전선의 요충지인 쿠피안스크에 일시 진입하는 등 1년여 만에 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참모본부는 우크라이나군으로 위장한 병력 등 러시아의 소규모 공격 부대가 쿠피안스크를 공격했으나 이를 모두 저지했다고 밝혔다. 쿠피안스크는 2022년 9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중요한 철도 요충지다.

쿠피안스크 군사 행정관 안드리 베세딘은 "러시아군이 일시적으로 지역 교외 및 산업 지대에 진입했으나, 우리 군에 의해 격퇴됐다"며 "중장갑 차량과 보병이 동원된 공세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선에서 2.5km 떨어진 쿠피안스크는 지속적인 포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주민 3천명에는 대피령이 떨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탱크와 장갑차를 포함한 15대의 장비가 투입된 이번 공격이 1,000km 이상에 걸친 전선에서 공세 작전을 확대하려는 러시아군의 시도라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즉시 종식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를 앞두고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공세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전선에 대한 압박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점령된 서부 쿠르스크 지역 탈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가 올렉산드르 코발렌코는 러시아가 1월 20일 미국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 전까지 우크라이나를 쿠르스크 지역에서 몰아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 8월 기습 공격으로 점령한 쿠르스크를 협상 자리에서 유리한 카드로 사용할 생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종식할 수 있다고 공언해 왔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적은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점령 영토를 포기하도록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유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측근 사이,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20년간 유예하고 현재 전선을 유지한 채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독립 선언 당시의 기준으로 자국의 국경을 설정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20%가량을 점령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