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에 먼저 나서는 평택지역 명품 '이완진 세무사'

"진정 억울한 세금은 구제받는다는 공식 만들 것"

지난 4월 30일. 조세일보가 이완진 세무사를 만나기 위해 찾아 간 곳은 그가 있는 경기도 평택이었다.

평택세무서 바로 앞이라는 얘기만 듣고 차량용 네비게이션이 지시(?)하는 대로 따르긴 했지만 양쪽으로 좌판이 늘어서 있는 평택시 통복동의 좁은 시장골목 안으로 들어갈수록 '과연 이런 곳에 세무서가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늘어만 갔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다 마치 숲 속에서 오두막을 발견하듯 세무서를 찾은 후 이완진 세무사에게 전화를 걸자 대뜸 "○○○세무사사무소 쪽으로 오세요"라며 다른 세무사의 이름을 말했다.

의아해 하는 기자의 눈에는 정말 ○○○세무사사무소라는 큰 간판이 보였고, 그 뒤에 작은 글씨로 이완진세무회계사무소라는 간판이 고개를 삐죽 내밀고 있었다.

"납세자들이 간판보고 오나요. 좋은 서비스를 보고 오죠."

첫인상부터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 그의 사무실 유리창에서도 남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보통 세무사사무실 유리창에 도배(?)돼 있는 그 흔한 기장대리, 세무조정, 조세불복 등의 메뉴(?)가 없고, 그냥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만이 새겨져 있다.

이완진 세무사는 "기장대리, 세무조정, 세무상담 안 해주는 세무사가 어디 있나. 그런 것은 당연히 하는 것이니 열심히 돕겠다는 말이 더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본인의 철학을 설명했다.

□ 세금 회피는 NO!, 억울한 납세자는 YES!

경기도 평택시는 최근 천안함 사건으로 주목받은 곳이기도 하지만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도시계획이 승인되면서 향후 개발과정이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고, 여기에 미군기지 이전과 대중국 교역기지로서의 평택항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처럼 개발이 있는 곳에는 항상 세금문제가 따라오게 마련인데, 평택도 예외가 아니었다.

평택시내와 고덕면 일대 1746만1000㎡(528만평) 규모가 국제화계획지구에 포함되면서 토지보상문제가 빈번히 발생했고, 특히 수용토지에 대해 양도소득세 면제 대상인 8년 자경농지를 인정받는 문제는 지역민들 사이에 주요 이슈가 될 정도.

당연히 세무사들에게는 일감이 늘어나는 희망적인 소식이지만 이완진 세무사는 "억울하지 않은 사람 것은 아예 수임을 안 한다"고 선을 긋는다.

이 세무사는 "국세청 현직에 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얘기를 들어보고 행색과 말, 손짓을 보면 그 사람이 정말 억울한 사람인지 세금을 회피하려는 사람인지 어느 정도 판단이 된다"며 "억울한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불복을 제기하도록 하겠지만, 억울하지 않은 사람을 도와준다면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은 농사를 지었다고 하지만, 다른 확실한 직업도 있고 사람을 사서 농사를 짓는가 하면, 관련 증빙도 갖추지 않았으면서 무작정 세금만 적게 받으려는 사람들을 숱하게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이 세무사는 "국세청 출신 세무사의 맹점일수도 있지만, 과연 사실이 아닌 것을 들고 후배들을 쫓아다니며 주장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정말 안될 일이다. 돈 밖에 모르는 세무사라고 손가락질 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진정 억울한 납세자에게는 반드시 구제받는다는 공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양도세법이 강화돼서 비과세감면을 납세자가 입증해야 하는데, 농민들이 농사만 지었지, 세금과 관련해서는 준비를 못한 경우가 많아서 준비부족으로 부당하게 과세받는 억울한 사례들이 많다는 게 그의 생각.

이 세무사는 "소득이나 재산이 있으면 자경농지로 인정을 못 받는데, 농사만 지어서는 생계유지가 안돼서 장사를 하고, 직장을 다니면 안 된다는 것은 조세감면제도의 목적과 상충된다"고 세법 개정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또 "법에는 상시 1/2이상의 노동력이 투입된 것만 자경농이라고 보고 있는데, 실제로 논농사는 기계로 쭉 하고, 요즘은 농약도 안 뿌리고, 피도 안 뽑는 곳이 많다. 근거과세에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 특화된 서비스와 친절이 고객만족의 비결

이완진 세무사의 고객 중에는 유독 주유소가 많다.

개업초기에 주유소 친목회 모임에서 세무상담역으로 나선 것이 계기가 돼 지금은 38번 국도변에 있는 20여개 주유소가 단골 고객이 됐다.

이런 단골들을 대하면서 이 세무사 역시 유류세 분야에 박사가 다 됐다.

심지어 면세로 공급돼 세금을 환급받아야 하는데도, 불안한 마음에 오히려 세금을 내려는 주유소 업자들도 경험한 그다.

이 세무사는 "영농영어민들에게 사후환급을 해주는 면세규정을 잘 몰라서 불이익을 받는 일들이 종종 있다. 환경세, 지방세까지 사후환급을 받아야 하는데 바뀐 내용들을 제대로 아는 세무사를 진작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고 했다.

특화된 서비스로 지역 주유소 섭렵하고 있는 이 세무사는 사무실 운영면에서는 '친절'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무사는 "우리 일은 서비스업이다. 일단 고객에게는 친절해야 한다"며 "막말로 술집만큼은 못해도 그 70% 정도는 친절해야 한다. 전화한번 잘 못 받아도 고객입장에서는 상당히 기분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 세무지식 나눌 수 있어 기쁜 세무사

이완진 세무사는 '세무사'라는 직업에 대해 '세무지식을 나누는 직업'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 세무사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남들에게 나눠줄 수 있고, 그 나눔을 받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세무사라는 직업에 자긍심을 느낀다"며 특히 "속 시원하게 답변해 주고 상담해 줬을 때 기쁨이 배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영세하고 세법지식이 부족한 영세납세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세무서에 마련된 영세납세자지원단에도 직접 자원해서 지식 나누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웬만한 세무사들은 모두들 꺼리는 일이지만, 평택에서 나고 자라 이 지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그에게는 오히려 기꺼운 일이다.

그는 최근에는 억울한 납세자를 위해 수임료도 거의 받지 않고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는가 하면, 세무서의 이의신청과, 심판원심판청구 모두 패한 사건임에도 억울한 납세자의 사정이 안타까워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을 낼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세무사는 "얼마 전 국민권익위원회에 가져가야 풀어질 사건을 접하고 정말 안타깝다. 처음부터 나에게 가져왔더라면 심사청구나 심판청구에서도 승산이 있었을 텐데"하며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기도 했다.

억울한 세금은 100%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이완진 세무사가 직접 나고 자란 평택, 국제평화도시로 발전하는 평택에서 세금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게 또 어떤 희망을 가져다 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