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기관과 대등한 업무처리‥지방 납세자 불편해소
심사청구는 심판청구로 '흡수통합' 필요
납세자의 불복청구를 담당하는 국무총리 조세심판원을 현행 1급 기관에서 차관급으로 격상시키고, 심판부도 6개에서 8개로 늘리는 방안이 중장기적으로 추진된다.
차관급 기관인 국세청이나 관세청 등 관계행정기관과의 대등한 업무처리와 심판처리 기간의 단축을 위한 선택이라는 게 심판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지방에 거주하는 납세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 분원을 설치하고, 국세청과 관세청 등에 분산돼 있는 심사청구를 심판청구로 통합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조세심판원은 7일 대심판정에서 한국조세연구원과 '조세심판의 현재 및 발전방향' 합동토론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중장기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현재 내국세와 관세, 지방세 심판기능을 총괄하는 심판원은 1급 기관(고위공무원단 가급)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관계행정기관인 국세청장, 관세청장, 특별·광역시장·도지사는 모두 차관급이다.
이와 관련 심판원은 대등한 수준에서 사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차관급으로 격상시켜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 행정심판위원회와 소청심사위원회 등 유사 기관도 차관급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심판원의 설명.
아울러 심판처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해 최소 2개 심판부를 증설해야 한다는 내부 검토의견도 나왔다. 매년 5000여건의 심판처리 사건을 현행 6개 심판부(1개 심판부 약 13명)가 처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인력증원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납세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분원 설치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심판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국세 관련 청구건수는 51.6%에 불과했으며, 우리나라와 조세제도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 전국 12개 지방국세심판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던 심사청구의 흡수통합 문제도 거론됐다.
현재 납세자가 국세와 관세와 관련한 불복을 제기하려면 조세심판원 '심판청구'와 국세청·관세청 등 '심사청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납세자의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내국세 불복의 경우 국세청 심사청구는 880건으로 심판청구 4330건의 1/5 수준에 그쳤다. 또한 국세청이 과세한 것에 대한 납세자 불복을 직접 심사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도 끊임없는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심판원 관계자는 "행정심내 사후적 조세불복제도를 심판청구로 흡수 통합해 납세자들의 혼란과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국세청이나 관세청은 과세전적부심사와 이의신청제도 등 과세관청의 자기시정적 재결기능에 집중해 충실한 납세자 보호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세연구원에서는 향후 조세심판 개선방향과 관련해 사전열람제도 활성화와 지방 광역권별 지원 설치, 전문인력 확충, 임의조정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
기획재정부나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의 인사교류를 통해 조직간 원활한 소통과 전문인력 확보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빈번한 교류는 납세자 입장에서 과세관청과 불복기관의 '유착'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연구원 측은 밝혔다.
백운찬 조세심판원장은 "심판처리 기간 단축과 장기미결사건 처리, 인사교류와 전문인력 확충 등 개선할 과제가 많다"며 "조세연구원의 협조를 얻어 해외 심판제도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좋은 부분은 반영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