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끝나 고발 못해…봐주기 세무조사도 없었다
재계 순위 40위인 태광그룹의 거액 상속세 포탈 및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간이 흐를수록 강도가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세무조사 로비의혹과 검찰 압수수색'이라는 엉뚱한 '유탄'을 맞게 된 국세청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8일 오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명칭만 '압수수색'이었을 뿐 사실상 임의제출 형식의 자료협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면 언제나 국세청에 압수수색에 앞서 세무조사 자료를 요청해 왔었고, 국세청이 '현행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난색을 보이며 스스로 자료를 내주지 못하면 압수수색 절차를 밟는 의례적인 절차를 밟았을 뿐이라는 것.
이와 관련 국세청 사람들은 "태광그룹 세무조사 자료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도 지금까지 일상적으로 이뤄져 왔던 자료협조 차원과 다를 바 없었다"며 "마치 검찰과 국세청의 갈등양상으로 비춰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지난 2007년말∼2008년초 실시한 태광그룹 오너일가에 대한 세무조사가 거액을 추징하고도 검찰고발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일종의 봐주기 세무조사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국세청은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도 결국 국세청 실무조사라인이 태광그룹과 모종의 로비를 위한 '거래'가 있었던 정황을 찾아내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국세청 사람들은 무척 억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시 국세청은 태광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정기 주식변동조사를 벌여 700억원 가량의 거액의 상속세 등을 추징했다.
상속세 추징은 지난 1996년 이뤄진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상속재산에 대해 이뤄졌으며 조사당시 국세청은 상당한 차명주식이 있는 사실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96년 이뤄진 상속에 대한 공소시효가 세무조사가 착수되기 1년 전인 2006년 이미 끝난 상황이어서 검찰고발은 불가능했고, 이에 따라 검찰고발을 위한 법률검토는 이뤄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또 공소시효가 남았더라도 누군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차명주식을 계획했다면 모를까, 선친이 남겨놓은 차명주식을 적극적으로 원상복귀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법원입장에 비춰 고발대상도 되지 않았다는 것.
국세청 사람들은 "당시 공소시효가 지나 검찰고발이 이뤄지지 못했더라도 상속세 추징은 최대한으로 했다"며 "어떤 로비나 봐주기가 있었는지는 검찰수사가 끝나면 밝혀질 테고, 국세청은 떳떳하다"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