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A씨와 B씨는 각각 100배 배당률 게임에 1만원, 1000배 배당률 게임에 1000원을 배팅하는 스포츠토토·프로토 복권을 구입했다. 운이 좋았는지 경기 결과를 정확히 예측, 각각 100만원의 당첨금을 받았다.
그러나 똑같은 당첨금액에도 불구하고 A씨는 당첨금 100만원 전액을 고스란히 가져간 반면, B씨는 당첨금액의 22%를 세금으로 떼고 78만원만 받았다.
똑같은 당첨금액에 서로 다른 세금이 부과된 이유는 A씨와 B씨가 구입한 스포츠토토·프로토 복권의 배당률이 다르기 때문이다. 도대체 스포츠토토·프로토 복권의 배당률과 세금에는 어떤 관계가 있기 때문일까.
월드컵, WBC 등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발군의 실력을 뽐낸 이후 축구·야구 등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지난 2001년 본격 실시된 스포츠토토·프로토 복권의 인기 또한 날로 높아지고 있다.
축구·야구·농구·배구·골프 등 경기의 승패 또는 최종 스코어를 예측해 배팅을 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팀이 승리하는데 돈을 걸 수 있기 때문에 스포츠 관람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이 스포츠토토·프로토의 가장 큰 매력.
또한 스포츠토토·프로토는 복권 구입 후 수동적으로 당첨번호를 기다리는 로또 등 다른 복권들과 달리 구매자가 스포츠 경기마다 정해진 배당률을 고려해 승패 및 스코어를 예상·분석하고, 직접 당첨가능 배당률을 선택해 당첨금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와 같이 스포츠토토·프로토의 대표적인 특징인 당첨 배당률은 당첨금에 과세되는 세금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다른 복권들과 달리 당첨금액이 아닌 배당률을 기준으로 과세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복권, 경품권, 그 밖의 추첨권에 당첨돼 받는 금품은 기타소득에 포함돼 소득세가 과세된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른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프로토)의 구매자가 받는 당첨금도 당연히 복권에 포함된다.
복권 당첨금이 5만원을 초과할 경우 소득세(당첨금액의 20%)와 주민세(소득세액의 10%)를 합해 총 22%의 세금이 부과되며, 3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33%의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소득세법에서는 스포츠토토·프로토 당첨금에 대해 일반복권에 적용하는 당첨금액 기준 대신 배당률을 과세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당첨금이 복권구매금액의 100배를 초과하는 경우 소득세를 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구매자가 구입한 스포츠토토·프로토의 배당률이 100배를 초과할 경우 당첨금에 대해 소득세가 과세되며, 배당률이 100배 이하인 경우 세금이 한 푼도 과세되지 않는 것.
예를 들어 당첨 배당률이 100배인 게임에 1만원을 배팅해 100만원의 당첨금을 받을 경우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지만, 1000배의 배당률 게임에 1000원을 베팅하고 100만원의 당첨금을 수령할 경우에는 당첨금의 22%(22만원)를 세금으로 내야한다.
또한 배당률이 100배인 게임에 10만원을 베팅하고 1000만원을 수령할 경우 세금을 내지 않지만, 단돈 1000원을 101배 배당률 게임에 베팅하고 10만1000원의 당첨금을 받을 경우에는 세금을 내야하는 등 소액 당첨금의 경우에도 배당률에 따라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스포츠토토·프로토 구매시 배당률이 100배를 초과할 경우 소득세가 과세된다는 점을 고려해 배팅을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최소한 128.3배 이상의 배당률에 배팅을 해야 비과세되는 100배 배당률 게임 수령액보다 많은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속담처럼 스포츠토토·프로토 구매자들도 일확천금의 꿈에 빠져 당첨확률이 낮은 고배당을 쫓다 원금을 잃거나 세금을 내는 대신, 소액·저배당률 배팅으로 당첨률을 높이고 비과세 혜택도 챙기는 알뜰함도 필요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