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보고서 발표-기업환경 16위, 납세환경 49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6번째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나라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납세환경은 세계 49위에 머무르는 등 '성숙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2011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을 183개국 중 16위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 19위보다 3계단 상승한 수치로 2년 연속 10위권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특히 OECD 국가 중에는 12위이며 서울 회의로 주목받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중에는 6위에 해당하는 평가다.
그러나 세부적인 평가에서는 납세환경이 49위로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고, 창업환경 60위, 재산등록 74위, 투자자보호 74위 등으로 여전히 개발도상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했던 고용·해고부문이 평가대상에서 제외돼 순위가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환경의 경우 법인세율 인하 등에 따라 실효세율이 31.9%에서 29.8%로 인하됐지만 세금을 납부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무려 250시간으로 납세환경에서 비슷한 순위를 평가받은 호주 109시간(48위), 미국 187시간(49위)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간 세금납부횟수도 14회로 호주(11회)와 미국(11회)보다 많았다.
창업환경이 어려운 것도 법인등록세비용이 1인당 소득대비 14.7%로 높은 것이 이유가 됐다. 미국은 법인등록세비용이 우리의 1/10수준인 1인당 소득대비 1.4%에 불과하다.
또 재산권등록환경이 어려운 이유도 부동산등기와 취득세, 등록세, 인지세, 주택채권매입 등이 연계돼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 반영됐다.
우리나라의 재산권등록 단계는 7단계이지만 미국은 4단계, 호주는 5단계이고, 비용 역시 우리는 재산가치의 5.1%이지만 미국은 0.5%에 불과했다.
반면 채권회수절차는 5위, 국제교역이 8위, 퇴출절차 16위, 자금조달 용이성이 15위, 건축관련 인허가 22위로 상대적으로 최적화된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지속적인 기업환경 개선노력으로 상위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순위 상승속도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상황이고 상위권으로 갈수록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세계최고수준의 기업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