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논의는 내년에 해야" vs "올 7~8월엔 공천 원칙 정해야"
한나라당 지도부가 11일 제19대 총선 공천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홍준표 대표와 유승민 최고위원이 '서민정책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공천 문제는 내년 초에 정리하자'는 입장을 밝힌 반면, 나경원 최고위원과 남경필 최고위원은 '적어도 올 7~8월 내에는 공천 원칙에 합의할 필요가 있다'며 상반된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문제가 정책보다 앞서나오기 시작하면 정치권은 또 다른 갈등에 휩싸인다"며 "지금은 공천을 말할 때가 아니고 서민정책을 한 번이라도 더 말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천문제는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1월쯤에 논의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공천보다 정책이 중요하다는 말에 100% 공감"이라고 언급한 다음 "공천 이야기가 나오면 모든 것이 블랙홀이 돼서 빨려들기 때문에 최소한 7~8월에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며 "공천 문제는 때가 되면 시스템을 만들고 원칙과 균형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나경원 최고위원은 "공천 원칙을 정해놔야지 무작정 미룰 순 없다"며 "공천 원칙은 7월 말이나 8월 초에 하지 않으면 준비가 안 된다"고 맞섰다.
나 최고위원은 "당 의원 142명이 서명한 완전국민경선제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공천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늦춰질 수 있지만 원칙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정책변화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 되는대로 7월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수 차례 의원총회를 거쳤고 의원들의 합의가 되어 있다"며 "국민경선 법안을 야당과의 합의를 통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먼저 하고, 통과되지 않았을 시에는 국민경선으로 가는 당헌·당규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나 최고위원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남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원싸움에 돌입했다"며 "특별한 정파보다 시대정신에 따라 정당과 인물을 선택했던 중원을 차지하려는 노력을 이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과 인물, 행동양식의 삼박자를 갖출 때 중원싸움에서 승리한다"며 "공천이야기가 블랙홀 같아서 지금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공천 원칙 몇 가지는 합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대표는 금명간 당 지역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 전국을 특위 단위로 나눠 총선과 대선을 대비한 정책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