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이후 수출계약 15% 증가, 효과 '톡톡'"
"초기 FTA 무료지원, 발 빠르게 활용해야 득"
농업분야는 외국과의 FTA로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는 분야다.
채소를 비롯해 과일, 원예, 밭작물 등 값싼 수입 농산물들이 자유무역협정이 뚫어놓은 무역로를 따라 국내로 들어오면 국산 농산물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정부 추정치에 따르면 한·미 FTA에 따른 농업 피해액은 1년에 8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최근 논의 중인 한·중 FTA로는 한·미 FTA의 4배인 3조3600억원까지 피해액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화훼시장 규모는 26조원에 달하지만, 국내는 연 1조원 규모에 불과해 초라하기 짝이 없다. FTA가 체결되더라도 별다른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예외'는 분명 존재한다.
바로 접목 선인장 시장이다.
접목 선인장은 일부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을 제외하고 전세계 수출품의 80% 이상이 국산 제품으로 한국이 전세계 수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접목 선인장 수출량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고덕원예무역(대표 김건중)도 FTA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 "8.3% 관세절감 효과…수출계약 15% '껑충'" = 고덕원예무역은 접목 선인장의 주산지인 경기도 고양 일대에서 재배하는 선인장을 100% 수출하는 기업이다. 국내 접목 선인장 수출량의 80% 이상이 이 회사가 재배해 만든 선인장.
수출지역은 네덜란드와 영국, 프랑스 등 EU지역이 절반 가량으로 지난해 7월 한·EU FTA체결로 수출 상담이 43%나 늘고 수출계약도 15%나 증가했다. 일반적 기준으로 봤을 때 큰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발전이라는 설명.
이로 인해 지난해 연매출은 275만 달러로 전년대비 25만 달러가 늘었다.
접목 선인장의 경우 한·EU FTA 이전에는 8.3%의 관세가 붙어 유럽지역으로 수출할 경우 마진은 5%정도였는데 한·EU FTA 발효 이후에는 무관세로 되면서 기존 관세율 8.3%가 더해져 전체 마진이 13.3%가 됐다.
남는 것(이윤)도 많아진 것이다.
한·EU FTA 발효로 유럽 지역에서 접목 선인장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한국산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연 수출액 275만 달러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30만 달러를 EU지역으로 수출하는 만큼 고덕원예무역은 FTA 효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김건중 고덕원예무역 대표는 "네덜란드의 경우 우리나라와 날씨가 비슷해 보통 10월 이후부터는 선인장 생산이 거의 없어 팔리지 않는데 지난해에는 10월 이후에만 25만 달러나 수출했다"며 "이는 FTA로 마진이 늘면서 거두게 된 성과"라고 말했다.
이에 올해도 수출이 30% 이상 증가해 연 매출도 한 단계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원산지 증명 프로그램 조기 도입, 수출성과 '한몫' = 이 같은 수혜가 가능했던 것은 FTA원산지 증명 프로그램을 조기에 도입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한·EU FTA 이후에 주요 수출국인 네덜란드에서 갑작스레 원산지증명 요청을 받았고 이에 서울세관에 FTA 프로그램 지원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세관이 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FTA 활용 원스톱 컨설팅'을 제공 중이라는 것을 알고 컨설팅을 신청해 불과 10일만에 컨설팅을 무사히 마쳐 바이어가 요청한 기일내에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신청부터 완료까지 한달 이상 걸리는 컨설팅 일정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던 것은 세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긴밀한 협조 덕분이었다는 것.
김 대표는 "세관의 도움으로 원산지증명서 발급 약속을 신속히 이행해 세계 최대 시장인 네덜란드 고객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졌다"며 "8.3%의 한·EU FTA 관세 절감 혜택이 수출 가격 경쟁력으로 그대로 이어져 앞으로도 EU 수출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 "수출 주력 업체라면, 신속한 FTA인프라 구축 필수" = 접목 선인장이란 길이가 손가락만한 6∼14cm에 불과한 칼라 선인장으로 관리가 쉬우면서도 화사해 해외에서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다.
이런 인기 덕에 사막도 없는 우리나라 접목 선인장은 2010년 270만 달러 어치가 수출돼 세계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수출금액이 300만 달러를 넘어서 380만 달러 규모인 세계 시장의 주름잡았다.
이처럼 수출에 강한 업종이라면 FTA를 초기에 잘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김 대표는 조언했다.
그는 "FTA는 수출기업에게는 절호의 기회로 FTA체결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출업체라면 누구보다 이를 초기에 활용해 수익을 얻는 게 지혜"라며 "특히 원산지 증명 같은 경우 복잡해 개인이 하기에는 불가능한 만큼 세관의 무료 컨설팅을 통해 원산지 프로그램 등 FTA 수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