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6·9 전당대회가 이해찬 상임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反이해찬' 구도로 집결하는 모양새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 우상호 당선자나 문용식 인터넷소통위원장, 조정식·이종걸 의원 등이 모두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을 비판하며 전대 출마를 선언했다.
'反이해찬' 선봉에 선 것은 김 전 원내대표다. 김 전 원내대표는 14일 출마 선언을 하며 "당대표마저 미리 짜인 각본대로 뽑힌다면 국민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며 "밀실담합이 각본대로 완성된다면 우리 당은 민주도 통합도 실종돼버리고 말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해찬 상임고문의 전략은 다 보여졌다. '이-박 연대'해서 우리 당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올라갔느냐. 당 지지율이 올라갔느냐"라며 연대 무용론을 들고나오기도 했다.
다른 후보들도 대선승리를 위해 계파정치를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역동성 없이 짜여진 각본대로 전당대회가 치러진다면 민주통합당이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한 목소리를 내놓는 이유는 이 상임고문이 명실공히 민주통합당의 최대 세력으로 부상한 친노의 좌장격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호남계의 좌장인 박지원 원내대표와 손을 잡으면서 당내 최대 지분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나머지 후보들이 이 상임고문의 당대표 선출 들러리를 서지 않기 위해선 한목소리로 '이-박 연대'를 치열하게 공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상임고문이 담합과 구태라는 비판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당내 최대 지분으로 당대표에 올라설 수 있다고 하더라도 큰 표차가 아니라면 안정적인 지도체제 확립이 어렵다.
더구나 이번 당대표 선출이 국민들이 참여하는 경선인 것도 이 상임고문에게는 걸림돌이다. '이-박 연대'가 국민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는 '反이해찬'을 외치는 후보들이 계파정치 비판을 넘어 새로운 비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 상임고문이 담합과 구태의 이미지를 벗어내고 강력한 리더십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