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넥슨 등 16개 게임업체 시정명령 및 과태료
A씨는 8살 된 아들이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20분 만에 20만원의 정보이용료를 사용했다는 소리를 듣고 기겁을 했다. 물고기를 잡는 게임이었는데 게임과정에서 별다른 동의절차나 검증과정도 없이 너무도 쉽게 사이버머니를 구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B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4살배기 딸아이가 게임 어플을 이용해 티스토어에 들어가서 게임아이템을 15만원 어치나 구입해서 환불을 요청했다.
최근 이 같이 단순한 핸드폰 게임에서 예상치 못한 거액이 결제되는 사례가 늘어나 환불을 요청하는 민원이 빈발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불법적인 영업행위를 해 온 것으로 밝혀져 제재조치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모바일 게임 내에서 사이버캐쉬를 판매하면서 환불이 불가하다고 고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약철회를 방해한 넥슨, 게임빌 등 16개 모바일 게임업체의 전상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태료 64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상당수의 스마트폰 게임들이 어플 내의 간단한 결제절차만으로 수만원~수십만원의 금액이 결제되는 '인앱결제' 형태로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인앱결제 매출액은 70% 이상을 차지한다.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물고기 그림만 클릭해도 수 만원이 결제되는데, 구입자 정보나 동의절차가 전혀 없다.
적발된 업체들은 고액의 사이버머니를 이처럼 별다른 동의·확인절차 없이 판매한 뒤, 정상적으로 환불이 가능함에도 소비자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현행법상 구입 후 사용하지 않은 사이버캐쉬나 아이템 등은 7일 이내 환불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한번 구입한 사이버머니 등은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속여 소비자들의 정상적인 환불요청을 고의적으로 방해한 것이다.
공정위는 업체들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향후 금지명령을 내리는 한편, 시정명령을 부과 받은 사실을 각 사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4일 동안 게시토록 조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적발된 게임업체들은 모바일 게임 내에서 사이버캐쉬를 판매하면서 자사 홈페이지, 게임 내 팝업창, 게임 상세설명 등에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고지해서 소비자의 청약철회를 방해했다"며 "소비자의 부주의나 자녀의 실수로 사이버머니를 구입했더라도 사용하지 않았다면 7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전상법 개정으로 최종 결제단계에 소비자 구매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추가됨에 따라, 올 하반기 모니터링을 통해 모바일 결제창 등의 보완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