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부풀려 횡령하고, 뇌물 주고 받고
낙동강 살리기 사업인 칠곡보 공사와 관련, 공사비를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리거나 뇌물을 주고 받은 건설업체 임직원, 공무원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최경규)는 4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공무원 L(50ㆍ6급)씨, 칠곡보 원청업체 D건설 전 현장소장 J(55ㆍ상무)씨, 하도급업체 S사 대표 B(55)씨, S사 관리부장 A(50)씨 등 11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배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D건설 전 현장소장 C(47)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뇌물 금액이 적은 공무원 2명은 관련 기관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J씨는 2010년 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낙동강 24공구 칠곡보 공사 경비를 부풀려 하청업체에 차액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 3억원을 조성한 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공무원들에게 1억3천150만원을 준 혐의다.
하도급업체 S사 관리부장 A씨는 2009년 1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칠곡보 공사 경비를 부풀려 비자금 7억원을 만들고, 장비ㆍ유류 등을 공급하는 업체에서 공급계약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5천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S사 대표 B씨는 회사 간부들과 짜고 낙동강 살리가 사업과는 무관하게 직원 급여, 하도급 공사대금 등 법인 경비를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비자금 43억원을 조성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L씨를 비롯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공무원 3명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맡으면서 공사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D건설에서 적게는 2천700만원에서 많게는 9천1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D건설과 S사는 공사에 투입된 장비ㆍ유류ㆍ용역 등 공급 물량을 부풀려 협력ㆍ하청 업체에 대금을 과다 지급한 뒤 부가가치세 등 세금 15∼20%를 공제한 나머지 차액을 차명계좌 등으로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
구속된 공무원들은 낙동강 사업 현장에 설치한 감독관실에서 칠곡보 공사업체로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1차례에 현금 100만원∼300만원을 받거나 수시로 출장비, 회식비 등 명목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지검의 한 관계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3개월에 걸친 수사로 건설현장에서 공사업체와 공무원의 고질적인 비리를 적발했다"며 "유사비리 재발과 부실공사 위험을 막고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