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ㆍ거래위축ㆍ자본시장법 무산 등 악재 탓
증권업종이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거래대금 감소, 자본시장통합법 무산에 따른 신규사업 부진 등 3대 악재 탓에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로 거래 위축으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를 통한 수익이 떨어지고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 국회 통과 무산에 따른 신규사업에 대한 기대마저 사라졌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업 지수의 수익률은 지난 8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30.62%로 의료정밀(-32.56%), 화학(-31.87%) 다음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의료정밀 업종은 워낙 편입종목이 적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증권업종은 화학업종과 함께 수익률 부진의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상황도 여의치 않다. 3주 연속 증권업종은 코스피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
증권업종 수익률은 지난 8일 종가기준으로 전주보다 2.25% 떨어졌다. 반면에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3포인트(0.06%) 상승했다.
증권업종은 코스피가 하락할 때 더 크게 떨어지고 상승할 때도 추가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
유럽 위기로 불안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업종 역시 증권업종이다.
유가증권시장의 5월말일 거래대금은 4조6천61억원으로 작년 8월말일의 6조201억원에 비해 25%(1조5천40억원) 가량 대폭 줄었다.
거래대금이 최소 6조5천억원 이상은 돼야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다.
이번주 역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기대를 모았던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 국회 통과도 미뤄져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어려워졌다.
지난해말 유상증자를 통해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확보한 대형증권사 5곳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떨어질 수밖에 없어 전체 증권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5개 대형증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늘어난 자금으로 헤지펀드 사업 영역 개척 외에 특별한 신사업 영역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를 중심으로 발발한 유럽 재정위기가 언제 누그러들지 모르는 상황은 증권업종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는 전망을 확산시켰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 매력은 높아지고 있지만 업황 전망이 좋지 않아 당분간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증권사의 수익에 부담을 주는 규제 정책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며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신용융자마저 규제한 결과 증권사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주요 증권사들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목표했던 정부의 정책에 따라 3조원까지 증자를 하며 대형화했지만 이 자금들은 방향성을 잃고 별다른 수익 기반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증권업종의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대신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사업 경쟁심화, 신수익원 부재로 증권산업의 낮은 수익성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라며 "주가 하락에 따라 종목별로 접근하기보다 수익성이 받쳐주는 개별종목을 선택적으로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수익 악화 우려가 있다. 유상증자를 한 증권사는 자기자본이익률(ROE) 훼손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