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병무청 직원 '징계'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드라마·뮤지컬 배우가 생계유지곤란을 사유로 군면제를 신청, 병역감면처분을 해준 병무청 직원들이 징계를 받게 됐다.
감사원은 21일 이와같은 내용이 담긴 병역비리 근절대책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면제 신청자의 실질적인 수입 내역과 출연료 채권 등을 누락한 재산액을 기준으로 면제 판정을 내린 직원들의 업무가 부당했다"고 밝혔다.
병무청 직원 A씨는 2010년 배우 B씨로부터 생계유지곤란 사유로 인한 병역감면 신청을 받아 부양비, 재산액 등을 조사한 후 생계곤란심의위원회에서 병역감면처분을 내렸다.
배우 B씨는 이미 2007년부터 실제 시험을 치르지도 않은 공무원시험과 직업훈련원 재원 등을 사유로 최대 연기일수인 730일간 입영일을 연기하고, 이 기간 동안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연예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 가족의 면제 신청 당시 수입은 5828만원으로, A씨는 이를 군면제 재산기준액인 7095만원 이하라는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실제 B씨는 받기로 한 드라마 출연료 등 4600만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B씨 가족의 월평균 지출액이 730만원으로 3인 가족 최저생계비 111만원의 6배가 넘는 지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면제 결정에 반영되지 않았다.
또 B씨 어머니의 수입이 연간 1400만원에 달했는데도, A씨는 수입이 일시적이라는 이유로 가족의 월 수입액을 0월으로 산정해 심의위원회에 잘못된 자료를 제출했다.
B씨는 지난 2007년 출연한 드라마와 뮤지컬에서 5300만원, 2008년에는 영화 1편과 뮤지컬 3편에 출연해 1억원을, 2009년에는 1억 5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얻고 있었다.
A씨는 부친의 투병 등 가사상황을 고려할 때 병역감면처분 자체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감사원은 "병역감면이 거부된 이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이 가족의 지출수준과 보유한 재산, 모친의 수입 등을 고려할 때, B씨를 실질적인 생계곤란자로 보기 어렵다"면서 부당한 판정을 내린 관련 직원들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