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대출 포괄근저당 원칙적 해소
과거 소급 적용은 안 돼
은행권의 포괄(包括)근저당이 원칙적으로 사라지고, 근저당의 담보범위가 축소된다.
근저당이란, 채권자와 채무자가 현재와 장래에 발생할 수 있는 담보를 일괄적으로 정하는 것인데, 앞으로 가계대출은 금지되고 기업대출은 담보제공자의 요청에 따라 일부에 허용될 방침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근저당 제도개선이 시행된다.
앞서 지난 4월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은행의 근저당 제도개선'을 발표하고, 지난 달에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 근저당 제도개선, 왜 필요한가? =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포괄근저당이 설정된 가계대출은 129만건, 금액으로는 90조원이다. 담보가 과도하게 설정된 한정근저당은 285만건, 237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포괄근저당 및 한정근저당은 담보제공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보증이나 신용카드채무 등이 지나치게 포함되면서, 책임이 과도하게 부과되고 소비자 피해가 지속적으로 유발됐다.
앞으로 포괄근저당의 설정요건은 엄격하게 제한되는데, 기업대출에 한해 은행이 편리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한정근저당의 경우 가계대출의 담보범위는 담보대출만 허용되며 보증이나 신용카드채무가 금지되고, 기업대출은 어음상 채무나 별도의 보증계약을 체결한 보증채무 등에 한정된다.
또 대출상환 시 근저당의 소멸·존속 여부에 대해 은행은 고객의사를 확인해야 하고, 등기부등본 확인이나 약정서 및 대출통장 등에 안내문구가 생기며, 담보제공자의 동의가 의무화된다.
은행들은 여신의 종류를 담보제공자에 설명해야 하고, 담보제공자는 여신분류표상 소분류 항목 중 하나를 담보여신으로 표시해야 한다.
한편, 은행내규가 개정된 뒤 근저당 종류와 담보범위 등은 일괄적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기존의 담보제공자는 영업점에 방문해서 계약서를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
이경식 금감원 은행감독국 영업감독팀장은 "소비자 권익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과거에 설정된 포괄근저당은 소급적용이 안 돼 피해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제도관련 소비자 'Q&A' = 금감원은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관심을 둘만한 사항들을 정리해 소개했다.
①기존의 대출을 상환해야 되거나 대출한도가 축소되는 등 불이익은 없는가?
☞기존의 담보관련 대출채무는 계속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일체의 불이익이 없다.
②피(被)담보채무에서 제외되는 신용대출의 구체적 기준은?
☞담보와 무관하게 차주의 신용도와 특정자격만을 기준으로 취급된 대출을 말한다. 예를 들어 근저당을 설정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이와 무관하게 받은 직장인 신용대출 등이다. 거래은행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③근저당권 설정계약서 수정기간은?
☞담보제공자가 개별적으로 은행영업점에 방문할 필요는 없지만, 담보제공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기간에 관계없이 설정계약서를 재작성할 수 있다.
④여신분류표란 무엇인가?
☞은행이 취급하는 여신의 종류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로 구분해 대·중·소로 분류한 것. 그동안 고객은 근저당권 설정계약 시 여신이 어느 종류에 해당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창구직원이 안내하는대로 피담보채무를 지정했지만, 앞으로 여신분류표상 대출종류를 확인하고 직접 피담보채무를 지정해 담보가 과도하게 설정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⑤여신분류표상 소분류 항목의 의미는?
☞소분류 항목은 특정한 대출상품 및 성격이 동일한 다른 상품을 포함하는 가장 좁은 범위의 분류항목이다. 소분류 항목을 피담보채무로 지정하면 신청한 대출에 한해서만 담보를 제공하고, 다른 대출을 담보하지 않아도 돼 담보책임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