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위험한 후순위채를 저축은행이 팔 수 있게 금융위원회가 허용해 줬으니, 책임을 져야합니다."
26일 낮 서울 여의도의 금융감독원 청사 앞에 몰려든 100여명의 시민들이 현수막과 확성기를 이용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정지 된 토마토저축은행의 후순위채 투자자 및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정부 및 금융당국에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있다.
후순위채는 금융회사가 파산하면 변제순위가 가장 늦은 고(高)금리 채권으로 지난해 16개 저축은행이 부실경영으로 문을 닫으면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해왔다.
또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액 일부를 돌려받을 수 없게 된 탓에 이처럼 집회에 가담하고 있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인터넷카페 '토마토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에는 1041명이 회원이 가입한 상태로, 후순위채 투자자로부터 소장을 접수받은 뒤 피해금액의 0.5%를 소송비용으로 받아 3차 소송을 준비 중이다.
현재 250명 이상이 소송에 참여한 가운데, 변호는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맡고 있다.
이들은 저축은행과 금융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며, 후순위채의 불완전판매가 입증되면 투자액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후순위채 투자자가 저축은행 직원으로부터 상품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가입한 경우에, 이를 불완전판매로 인정하고 파산배당금을 이용해 보상할 방침이다.
하지만 불완전판매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적은 만큼 보상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접수된 부산 및 부산2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분쟁조정(1237건) 중 1118건(투자액 390억원)은 인용됐지만, 2건은 기각, 117건은 각하(却下)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후순위채 분쟁조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따로 소송 중인 경우에는 금감원의 분쟁조정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