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국민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매각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가운데, 무리한 인천공항 매각 추진이 재정운용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천공항 매각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분매각 수입을 미리 예산에 반영, 예산상 재정수지 적자규모를 실제보다 작게 만들거나 실제 결산수지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0일 19대 국회가 다음달 중으로 실시할 예정인 첫 정부 결산심사를 지원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1 회계연도 총수입 결산 분석' 보고서를 마련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0년 처음으로 인천공항 지분매각 수입 5909억원을 예산으로 책정했고, 지난해에는 1484억원이 늘어난 7393억원을 예산안에 올렸다.
인천공항 지분매각을 추진해 매각대금을 2010년부터 예산에 반영해 왔지만,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지분을 매각하지 못했다. 매년 예산안에 실현 불가능한 매각수입만 높게 책정해온 셈이다.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무리하게 인천공항 지분매각을 추진해 매각대금을 예산에 편성, 예산과 실제 결산상 재정수지 규모에 차이를 가져와 재정운영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수납여부가 불확실한 인천공항 지분매각 대금을 미리 세입으로 계상해 예산상 재정수입이 늘어났지만, 실제로는 매각대금을 받지 못해 결산시 적자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무리한 인청공항공사 지분매각 추진이 국가 기반산업인 도로 및 철도 산업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천공항공사 지분매각 대금은 교통시설특별회계 공항계정으로 수납되고, 공항계정에서 도로계정 및 철도계정으로 전출된다.
매각을 전제로 편성된 인천공항 지분매각 대금 예산이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공항계정에서 도로·철도계정으로의 전출금 규모가 줄어들어 도로 및 철도 사업까지 추진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인천공항 지분매각은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했고, 법개정 역시 국회에서 추진되지 못했다"며 "수납여부가 불확실한 지분매각을 세입으로 계상하는 일은 예산상 재정수지 적자규모를 실제보다 작게 함으로써 재정운용에 혼란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2012년 예산안을 마련하며 인천공항 매각대금으로 4300억원을 반영하려고 시도했지만, 18대 국회가 예산안 확정 과정에서 전액 삭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