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현행 연금소득 세부담을 퇴직소득보다 줄이고, 연금소득 분리과세한도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진수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서울시 삼성동 코엑스에서 조세연구원이 개최한 '연금소득세제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주제 발표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우선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입에 우려를 나타내고, 공적연금의 역할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사적연금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금소득 세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적연금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득세법상 각종 소득을 연금소득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소득간 세부담 조정 등 조세체계 일부를 정비해 사적연금 재원 확충을 세제측면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연금소득 과세체계는 부담금 적립시 소득공제, 운용단계 수익 비과세, 연금 수급시 과세 등으로 나눠진다. 퇴직연금의 경우 연금형태로 수령하면 연금소득이 과세되며, 일시금 형태로 받으면 퇴직소득으로 과세된다.
연금소득으로 과세되는 경우 연금 수령시 5%가 원천징수되고, 다른 소득과 합산해 총 연금액이 6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된다. 600만원 이하일 경우 종합과세와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과세제도에 따르면 연금소득의 세부담이 퇴직소득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특히 근속연수가 길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연금소득에 과세되는 세금이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퇴직소득보다 오히려 많아, 근속연수가 길고 소득이 높은 계층일수록 안정적인 연금 대신 퇴직일시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퇴직일시금이 퇴직연금으로 원활히 전환되도록 연금소득 과세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연금소득이 퇴직소득에 비해 세부담 측면에서 유리하지 않으므로 연금소득 세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600만원 이하로 규정된 연금소득 분리과세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연금수령자 대부분이 고령자, 노령층이고 그들의 납세협력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연금소득 분리과세 한도인 600만원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퇴직자들의 세부담을 줄이고, 종합소득세 신고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분리과세한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저축납입액과 통합해 연간 400만원까지 공제되는 현행 연금소득 소득공제 한도도 상향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기 전 기존의 개인연금저축의 소득공제 한도가 연간 24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금저축과 합산한 400만원의 소득공제 한도는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상향조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연금수령을 유인하고자 장기연금 특별공제제도 등 연금소득에 대한 추가적인 소득공제 제도를 신설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연금수령을 유인하기 위해 장기연금 특별공제제도를 신설할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단기간의 과도한 연금수령을 방지하기 위해 원천징수세율을 수령기간에 따라 차등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금 형태의 수령을 늘리기 위해 연금수급액 한도규정을 두고, 연금 가입기간 10년을 하향 조정하고, 최소 연금수령기간 5년을 상향조정하는 등 연금 수령 요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5년 처음으로 도입된 퇴직연금은 163억원 규모로 시작, 지난 4월 기준 적립금 규모가 52조1145억원으로 급증했고 가입자 수도 369만8786명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