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대선공약 검증" VS 민주 "정신 못 차렸다"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이 대선후보의 공약을 검증하겠다고 밝히면서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박 장관이 "대선 후보 공약에 대한 재정 소요 추계를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박 장관의 선거 개입 논란은 지난 12일 국회 기획재정위 현안보고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이미 지적한 바 있어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지난 총선 때도 여야의 복지공약에 소요되는 예산을 발표하려다 중앙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던 박 장관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정부가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가타부타 평가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며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엄정 중립의 자세로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는 있지만 채점관이 돼 후보들에게 점수를 매길 권리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또 "임기 내내 선거 개입 의혹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닌 이명박 정부가 차기 정부를 결정하는 대선까지 개입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국민적 저항만 불러오게 될 일"이라며 "특정 대선후보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누군가 정치권의 공약을 검증해야 한다고 해도 그것이 정부는 아니다. 정부는 공정한 관리에만 전념해야 하며 박 장관이 그럴 의사가 없다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선거에 개입하고자 한다면 장관직에서 물러나 특정 캠프에 합류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