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납세자권익단체가 올해부터 전격 시행된 성실신고확인제도를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납세자들에게 성실신고확인서 작성을 강제해 추가적인 납세협력비용을 부담시키고, 자발적으로 세금을 신고·납부할 수 없게 만드는 성실신고확인제도가 헌법에 정면으로 위반된다는 의견이다.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합회(회장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19일 일반 납세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성실신고확인제 폐지를 비롯한 총 11개의 세법개정건의안을 마련, 기획재정부 세제실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선 납세자연합회는 연간 수입금액이 일정액 이상인 사업자들에게 반드시 세무사, 회계사 등으로부터 사업소득금액의 적정성을 확인 받도록 의무화한 성실신고확인제도를 당장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현행 세법에서 정하는 성실신고확인 대상자는 연간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농림어업, 광업, 도소매업, 부동산매매업 등 30억원 이상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건설업, 금융·보험업 등 15억원 이상 ▲부동산임대업, 기타 서비스업 등 7억5000만원 이상이다.
성실신고확인 대상에 포함되는 사업자는 종합소득세 신고 시 각종 장부와 증명서류에 더해 사업소득금액의 적정성을 세무사 등으로부터 확인 받은 '성실신고확인서'까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사업자들은 성실신고확인서를 받기 위해 세무사 등에게 기존 장부기장 수임료 외에 150만원 이상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등 납세협력비용이 만만찮은 실정이다.
납세자연합회는 건의안을 통해 "납세자에게 성실신고확인서 작성을 위해 강제로 추가적인 납세협력비를 부담시키고 있다"며 "납세채무 이행을 자발적으로 못하도록 하는 등 위헌성이 있으며,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에서 채택하고 있는 신고·납부제도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실신고확인제도와 함께 연간 수입금액이 일정규모 이상인 사업자들에게 반드시 세무사 등으로부터 세무조정을 받도록 의무화한 '외부세무조정제도'도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편 납세자연합회는 신용카드 사용을 억제하고 체크·직불카드 및 현금영수증 사용을 늘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20%에서 10%로 줄이고, 체크·직불카드 공제율을 현행 30%에서 35%로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실납세 중소기업의 세무조사 부담을 줄여주고자 외부회계감사를 자발적으로 받은 중소업체는 정기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인 및 종교법인 과세 방안에 대해서는 교회·사찰 등도 재무정보를 일반 국민들에 공개하도록 세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기용 납세자연합회 회장은 "성실신고확인제도는 우리나라 헌법에도 위반되고, 다른 나라에서도 채택한 사례가 없다"며 "납세자들에게 추가적인 납세협력비를 부담하게 만드는 강제 성실신고확인제도는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