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소송분야 강점…'삼덕(三德) 세무회계'로 20일 새출발
국세청에서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과 관련해선 타의추종을 허락하지 않았던 김종국 전 서초세무서장이 '삼덕(三德) 세무회계'라는 간판을 걸고 20일 세무사로서 제2의 삶을 시작한다.
국세청에서 조사·소송분야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다가 지난 6월말 서초세무서장을 끝으로 명예 퇴직한 그가 서초·삼성·역삼세무서 등 3개 세무서가 들어선 강남통합청사 바로 옆 장원빌딩(붉은 벽돌 건물) 402호실에 둥지를 튼 것.
'삼덕(三德)'을 사무실 간판으로 내 건 것은 그가 삼덕초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납세자와 세무사 그리고 그가 몸담아왔던 국세청이라는 3자(三者)가 서로 덕(德)으로 맺어져 협조하고 배려하며 발전하는 관계로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를 담은 것.
또 그가 국세청에서 평소 "배려심과 열정 그리고 창의력을 가져야 한다. 배려심과 열정도 중요하지만, 창의력이 있어야 올바른 상황판단을 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해 왔던 말과도 맥이 닿아 있다.
김 전 서장이 서울시내에서 일어난 모든 조세행정소송을 도맡아 처리해야 했던 서울지방국세청 법무1과 1계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직원들과 납세자를 대리하는 변호사와 국가로 입장을 나눠 공방을 벌여가며 소송을 준비해 국세청 승소율을 높인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는 소송에서 국세청이 패소하는 일이 많아지자 "국세청이 부실한 세무조사를 한다"는 비난여론이 일어나던 상황이어서, 국세청 입장에선 세무조사 결과가 소송에서도 유지시키기 위해 소송담당 직원들의 소송능력 제고가 가장 필요했던 시기.
그는 밤을 지새가며 직원들이 작성한 소송관련 답변내용과 준비서면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꼼꼼히 검토, 국세청을 지키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납세자를 대신한 변호사 입장에서 논리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소송에서 꼭 강조해야 할 부분과 주장하고 싶은 부분에 대한 명백한 이유를 법정에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소송능력이 키워졌고, 결국 승소율을 눈에 띄게 높여 국세청 고민을 해결했던 것. 그는 당시를 가장 보람이 있었던 시절로 꼽고 있다.
그는 또 대구지역에서 근무하다가 우수인력으로 발탁돼 수도권에서 근무한 것 외에도, "우수한 인력으로 특별조사국을 구성하라"는 방침에 따라 '능력 있는 사무관 1호'로 서울청 조사4국에 발탁될 만큼 빼어난 조사능력도 인정받았던 인물이다.
냄새만으로도 핵심을 짚어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그를 "가장 조사 받고 싶지 않은 조사반장'이라고 꼽았을 정도.
그는 "국세청 입장에 있었을 땐 국세청 편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는 납세자 편에서 책임 있게 일하고 싶다"며 "잔뼈를 키워왔던 조사분야와 소송분야에 자신이 있는 만큼, 오랜 경험을 살려 납세자권익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새로운 출발의 각오를 다졌다.
한편, 국립세무대 출신 서상욱 세무사가 함께 하게 된 '삼덕(三德) 세무회계' 사무실은 2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의 개업소연으로 공식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