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서민 등 금융소외 계층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금융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는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발간한 신한은행의 '사회책임보고서'의 발간사를 통해 밝힌 말이다.
이 같은 말에는 한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따뜻한 금융'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직원들을 독려해 고객들에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
이처럼 '따뜻한 금융'은 신한금융의 전매특허처럼 여겨져 왔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따뜻한 금융'을 업(業)의 본질로 삼겠다며 금융권 최초로 고객만족센터를 설립하고, 고객서비스에서도 타 은행과의 차별화를 시도해 왔다.
이러한 신한은행의 모습 때문에 일반 고객들에게는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비싼 대출이자를 물려 왔다는 감사원의 발표는 청천벽력과도 같다.
일부 고객들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이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한다.
신한은행은 2008년 초 대출 여부와 금리를 결정하는 심사항목에 고객의 학력을 추가했다.
석·박사 학위 보유자에겐 최고점인 54점, 고졸 이하에겐 최하인 13점을 매겨 점수에 따라 가산금리에 차등을 뒀으며, 저학력 고객들이 높은 금리를 통해 추가로 낸 돈은 17억원에 이른다.
또 이 기간에 신한은행에 신용대출을 신청했다가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사례는 1만4138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 시기는 신상훈, 이백순, 서진원 행장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신한의 성장기(2008년~2011년)로 통한다.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따뜻한 금융'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대출금리 조건에 학력차별을 둔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한동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이타자리(利他自利)의 말을 되새겨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그는 '이타자리'라는 말에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고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감사원 지적을 계기로 '따뜻한 금융'으로부터 더이상 씁쓸한 배신이 없도록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