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했던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한 코픽스로 교체될 전망이다.
단, 기존의 CD금리는 폐지되지 않고 산정방식이 투명하게 운영될 방침이다.
3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석동 위원장(사진)은 전날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코픽스를 보완해 가계대출과 만기가 짧은 기업대출 금리 등에 적용하고, CD금리 연동대출의 비중을 차츰 줄여나갈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산정범위와 공시주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위는 유럽은행의 라이보금리(런던은행 간 단기차입금리) 조작사태 후 미국과 영국의 금리개편동향 등을 참고해 단기지표금리를 모색할 계획이다.
1990년대 이후 국내금융시장에는 금리자유화가 시행된 뒤 CD금리를 비롯해 콜금리(단기자금 거래금리), 코픽스, 코리보(은행이 제공한 호가평균을 연합인포맥스가 산출)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시장참가자들이 자율적으로 연동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중 CD금리는 금융당국의 예대율(예금대비 대출비율) 규제(2009년)로 잔액이 줄어든 탓에 발행규모가 급감했고, 실효성 낮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CD를 거의 발행하지 않고 있어, 금리 활용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
지난 2010년 코픽스가 개발된 뒤에는 CD금리 연동대출 비중이 20%포인트 줄었다.
김 위원장은 "유럽위기로 기준금리가 낮아지고, 가계 빚이 증가하면서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기 위해 코픽스를 도입했지만, 활용빈도가 여전히 낮은 편이다"며 "단기지표금리 개선은 대출시장이나 파생상품시장 등 금융 산업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010년 금융위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과 합동으로 단기지표금리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지난해 6월에 콜시장을 개편했다.
지난해에는 은행권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CD금리를 대체하려 했지만, 검토되는 과정에서 지연됐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CD금리 담합조사를 시작하면서 이달 19일 TF를 다시 가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