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중 회사채 수요예측제도가 전면개선 된다.
수요예측제도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사와 주관사(증권회사 등)가 희망금리(희망가격)를 제시하고, 기관투자자 등 시장의 수요를 파악해 발행금리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고, 합리적인 회사채 가격을 산정하기 위해 지난 4월에 도입됐지만, 과거의 관행이 남아있거나 시행착오가 발생하면서 보완방안이 마련됐다.
31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은 회사채 수요예측제도를 개선하고,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두 달 동안 금감원이 회사채 발행기업 45곳의 수요예측 67건을 분석한 결과, 모두 투자적격등급(BBB 이상)으로 판정됐지만,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하고 발행사와 주관사의 희망가격이 현실적이지 못한 상황.
특히, 증권회사들이 사전에 기관투자자를 확보한 뒤 낮은 가격에 인수물량을 넘기는 등 불공정 거래가 만연하고 있어, 이는 수요예측을 기피하는 유인이 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회사채 발행금액(2조1600억원) 중 희망금리 내 수요예측 참여비중은 85.8%(1조8500억원)로 집계돼 3060억원이 미달됐다.
희망금리가 낮게(희망가격이 높게) 제시되면서 시장수요와 괴리가 발생하고 있는 것.
희망금리 안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된 경우는 23.9%(16건)인 반면, 희망금리를 웃도는 발행금리로 확정된 경우는 전체의 76.1%(51건)에 달했다. 참여물량 자체가 예정물량에 미달된 경우도 많았다.
이에 앞으로 금감원은 희망금리의 결정과정이 상세하게 공시되도록 하고, 기업가치나 시장상황을 반영해 합리적인 발행가격이 제시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개 이상의 민간채권평가회사 평가금리뿐만 아니라 동일한 신용등급의 회사채동향, 동종업계의 발행금리 및 유통금리 등이 희망금리 산정과정에 구체적으로 표시된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인센티브제도도 도입된다. 청약물량 배정 등에서 우대해 수요예측 참여의 유인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박영준 금감원 부원장보는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참여가 활성화되면 공정한 회사채 가격이 설정되고 시장이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율적 사항인 만큼 벌점이나 제재조치는 없지만, 불공정 거래가 발견되면 현장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