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이탈 막기 위해 '당론' 결정…"민주당, 필리버스터 동원 염치없는 짓"
새누리당은 31일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해 가결하는 것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으로서도 앞으로 존립해나갈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라는 점에서 이번 투표는 당론으로 가결 투표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변인은 "의원들 모두 박지원 원내대표의 소환 거부, 조사 거부는 특권정치의 상징이기 때문에 국회쇄신을 약속한 새누리당은 여야를 떠나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는 투표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7월 임시국회 막바지에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 극한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 대변인은 의원들의 비공개 발언을 거론하며 '가결' 당론화과정을 설명했다.
홍 대변인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사례와 정두언 의원의 사례에 차이가 있다는 점 많은 의원들이 지적했다"며 "정 의원은 자발적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것이지만 박 원내대표는 출석자체를 거부하고 조사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원진 의원은 "19대 국회 특권포기, 쇄신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실천할 국회이기 때문에 낡은 정치, 특권정치를 버리고 국회 바로세우기 차원에서도 표결 결과를 단결해서 이뤄 내야한다"고 '당론화'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경대수 의원은 "증거가 있으면 기소하라는 태도는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발상"이라며 "이렇게 하면 누가 검찰수사를 받나. 어떤 수사가 가능하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민주당은 지난 번 정두언 의원 표결 결과를 놓고 새누리당에 대해 '스스로 한 약속을 뒤집었고 공당으로서 무책임의 극치'라고 논평했는데, 지금 이 순간 민주당이 하는 일은 바로 이런 논평이 그대로 적용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새누리당 사당화 비판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모습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사당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의견표명에 나선 의원들은 총 7명으로 조원진, 이우현, 이채익, 김학용, 김기석, 경대수, 김진태 의원이며, 대부분의 의원들이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가결' 입장을 정한 것은 당내 이탈표 방지를 위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과반에 못미치는 149석이라는 점에서 이탈이 이뤄질 경우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홍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소속 의원들과 선진당 의원들의 협조를 최대한 구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홍 대변인은 "당론은 원래 이런 표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표결 방향에 대한 의원들의 단합과 의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당론으로 알고 표결하자는 것"이라고 당론결정 배경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동원 움직임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 필리버스터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며 "국회의장도 필리버스터 도입배경을 이해하고 국회법을 운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는 국회선진화를 위해 도입한 것인데 이렇게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 것에 쓰인다면 이게 과연 선진화인가"라며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이용하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