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銀)거래전용계좌 도입 등 제도개선 필요"
국내 귀금속 시장의 혼탁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은(銀)'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금(金)거래전용계좌 및 고금의제매입세액공제 등 시장 양성화 목적의 제도 도입 후 비교적 안정된 금시장과는 달리, 은시장은 여전히 음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
이에 귀금속 업체가 밀집해 있는 서울 종로구 봉익동을 중심으로 일부 은 취급업자들이 결탁, 은을 매개로 한 대형 탈세(부가가치세)가 횡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이 활용하는 수법은 고금의제매입세액공제 제도 도입 이전, 일부 악덕 금 취급업자들이 사용했던 수법과 대동소이하다는 설명이다.
즉, 소비자들로부터 중고 은 제품을 전문으로 수집하는 업체를 일명 '바지사장'을 내세워 설립한 뒤 수집한 은 제품을 일반 사업자들에게 판매하면서 받은 부가가치세를 통째로 집어삼킨 뒤 폐업하는 등 고전적인 수법을 쓰고 있다는 전언.
일부에서는 중고 은 제품 수집 과정에서 별도의 장부 등을 비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대량의 은을 적법한 세금계산서 없이 유통시키는 방법도 횡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중고 은 제품 수집 전문업체를 중심으로 거래 전반에 걸쳐 부가가치세 탈루가 만연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은의 경우 금에 비해 가격이 낮지만(3.75g 당 4587원), '덩어리'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탈루세액도 상당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국세청도 최근 은을 매개로 한 무자료 거래 등 부가가치세 탈루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파악, 서울국세청 조사국을 동원해 탈세자 색출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세청의 행정력만 가지고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효과적인 제도를 마련해 탈세 가능성을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금 취급업자들에게 적용된 제도에 준하는 양성화 목적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금에 비해 은은 가격이 낮아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지만 은 또한 엄연한 귀금속"이라며 "탈세를 막기 위해 은(銀)거래전용계좌 도입, 고금 양성화 제도와 유사한 고은 양성화 제도 등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