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관련, "집값 하락 우려할만한 수준 아니다"
금소원에 영업행위규제 주도권 이양은 어려워
중소기업의 은행대출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금융당국이 현장점검에 나선다.
6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사진)은 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5개 은행(국민·우리·농협·기업·부산)의 현장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대출금리 및 수수료 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이 불리한 금리차별은 없는지 보고 불황에 중소기업 대출애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일부터는 중소기업이 기계 등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는 '동산담보대출' 신상품이 출시된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부동산 중심의 담보제도를 대신해 동산의 담보가치를 높여 중소기업 자금난이 해소되도록 여러 방안을 강구해왔다.
권 원장은 "초기단계인 만큼 시험적이지만, 중소기업이 어려운 때 시기적으로 적절한 상품이다. 동산담보대출이 활성화되려면, 동산평가 전문기관이 많아야하고, 기계 등의 중고시장 거래가 늘어야한다. 일단은 안전한 상품부터 출시한 뒤 확대해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가산금리와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은행권 실태조사가 끝나면 가산금리 비교공시를 의무화해 합리적인 금리가 책정되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집값 하락이 계속되자 정부는 DTI 일부완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대출규제를 줄이면 가계 빚 문제가 커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
권 원장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출한도를 풀어주면 빚을 더 지게 된다는 반발이 있는데, 그런 게 아니다. 서울에 원룸 월세도 60만원씩 하는데 결혼해서 방 2~3개짜리 월세를 구하려면 70~80만원이 든다. 평생 월세만 내고 살 거냐. 월급에서 20~30년 돈(대출금) 내면 집을 살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 "수도권 등의 집값이 하락하면서 LTV가 낮아져 초과대출 일시상환이 우려되는데, 아직 걱정할만한 단계는 아니다.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 시 은행들이 비싼 이자의 신용대출 대신 장기분할상환으로 전환하고, 차입자에 이자부담을 추가로 지우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출범 이후 준비 중인 '컨슈머리포트'(소비자보고서)는 다음 달 나올 예정이라고 권 원장은 밝혔다.
첫 리포트 내용은 연금저축상품에 관한 것으로, 민간과 협의해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다.
금융감독개편 이후 금융회사 검사권한의 이양과 관련해서는 "금융 감독과 소비자관련 검사를 별도로 두는 것은 효율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에 따르면, 금감원과 별도로 금융소비자보호원(가칭)이 신설될 전망인 가운데, 금융회사 영업행위규제의 주도권을 두고 금감원과 금소원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권 원장은 "(소비자관련)전문 인력이 한정돼 있다. 각종 민원과 제보를 통해서 문제를 파악한 뒤 검사로 해결할 장치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