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정부와 금융권이 자금지원을 강화방안을 내놓았다.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의 채권발행을 원활하게 하고, 채권은행의 대출만기를 연장해줄 방침이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건설업 금융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건설업이 침체되자, 건설관련 투자는 2007년 158조원, 2008년 154조원, 2009년 159조원, 2010년 153조원, 지난해 146조원을 기록하다가 올해 들어 67조원에서 멈췄다.
상반기 실적만 놓고 봐도 최근 5년 동안 가장 저조한 수준.
중견건설사의 당기순이익은 2010년 4000억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40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7조원(5.3%), 취업자 수는 전체의 175만명(7%)인 점을 감안하면, 건설업 침체는 국내경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앞으로 정부는 신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자산담보부증권(P-CBO)을 1조7000억원에서 3조원 규모로 늘리고,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발행한다.
2000년 도입된 P-CBO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회사채를 차환(借換)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제도이다.
앞서 2010년 정부는 주택거래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P-CBO 발행을 3조원까지 허용했고, 이에 따라 1년 반 동안 총 425개 건설사가 1조3240억원을 발행했다.
건설사들은 기존의 P-CBO와 관계없이 추가로 발행할 수 있다. 발행한도는 중소기업 500억원, 중견기업 1000억원까지다.
또 제2금융권에서 높은 이자에 자금을 빌려 쓴 뒤 사업이 진행되면 은행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브릿지론도 다시 시행된다.
브릿지론은 정상적 경영이 가능한 건설사(B등급 이상)에 대해 만기연장, 신규대출 등을 지원한다. 오는 21일 채권은행으로 이뤄진 금융지주회사들이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패스트트랙'(중소기업 은행대출)이 1년 동안 연장되고, 보증비율이 40%에서 65%로 확대되며, 채권만기 시 회수시기를 유예하는 대주단(貸主團) 협약도 최장 3년까지 연장된다. 현재 대주단 협약에는 건설회사 4곳이 가입돼 있다.
한편, 대주단과 채권은행 사이에 부도회사의 책임소재를 두고 분쟁이 발생하고 있어, 정부는 자금지원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세부사항은 이달 말까지 마련된다.
지난 6월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들은 17개 건설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고승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하반기에 지방의 주택시장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건설업의 유동성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지원배경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