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마늘은 왜 매운 맛이 없어지며, 겨자는 왜 찬물에 풀면 제 맛이 나지 않을까. 또 파는 왜 오래 끓이면 불쾌한 냄새가 나고, 끓는 솥뚜껑을 자주 열었을 때의 콩나물은 왜 심한 비린내가 날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4일 "식품의 냄새는 휘발성이 강한 다양한 화학성분으로 이뤄져 각 성분의 과학적 특성을 알면 보다 음식의 풍미를 더할 수 있다"며 "마늘이나 겨자 등 향신료가 고유의 향을 내기 위해선 올바른 조리방법과 보관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식약청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향신료가 고유의 향을 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생선이나 콩나물 등의 비린내를 줄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 식품 고유의 향을 유지하려면 = 마늘은 매운 향 성분인 알리신이 생성돼야 고유의 향을 갖게 된다. 알리신을 생성하는 효소인 알리나아제는 열에 약해 마늘에 열을 가하면 매운 맛이 없어지므로 음식 조리 시 마늘은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다.
겨자는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에 푼다. 겨자의 매운 향 성분을 활성화시키는 효소가 낮은 온도에서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후추는 햇빛을 차단해 보관한다. 후추의 매운 향 성분은 햇빛에 분해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 파의 향 성분은 열에 의해 조직이 파괴되고, 시간이 갈수록 불쾌한 향으로 변한다. 이에 따라 국에 파를 넣고 오래 끓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 식품 고유의 비린내를 줄이려면 = 콩나물 비린내를 없애려면 국을 끓이거나 삶을 때 뚜껑을 자주 열지 않는다. 콩류의 비린내를 유발하는 효소는 물의 끓는 온도보다 낮은 섭씨 85도 근처에서 가장 활발히 작용하므로 자주 여닫으면 비린내가 많이 난다.
생선 비린내 제거는 생선을 우유에 잠시 담그거나 식초 또는 레몬즙을 뿌려주면 좋은데, 이는 우유 단백질에 비린내가 흡착되고 비린내 성분이 염기성이므로 산성인 식초나 레몬즙에 의해 중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민물고기가 바다생선보다 훨씬 더 비린 이유는 민물고기 비린내 성분은 아미노산 분해 생성물인 피페리딘으로 바닷고기보다 더 강한 특유의 비린내가 나므로, 미나리 등 향이 강한 채소나 양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상한 냄새나면 절대 섭취 말아야 = 식품 냄새는 신선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므로, 상한 냄새가 나는 것은 이미 식품에 세균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상한 냄새가 나면 절대로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간혹 '끓여먹으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세균이 열에 사멸되기는 하나 황색포도상구균 발생 독소나 바실러스균, 클로스트리디움균과 같은 포자 생성 식중독균은 보통의 가열 온도에서도 쉽게 죽지 않으므로 잘못된 생각이다.
식약청은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활밀착형 정보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