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위 전문위원실 "녹용·로얄제리 등 과세 부적절"
정부가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수입·출고가격 200만원(시중가 350~400만원)을 초과하는 고가가방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전격 과세하기로 한 가운데, 현행 세법체계 내의 개소세 과세대상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세수실적이 미미한 녹용, 로열제리 등 일부 품목들은 개소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이 같은 내용의 2011회계연도 일반회계 세입결산 검토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소세 세수실적은 5조5373억원으로 총 국세의 2.9%를 차지한다. 당초 예산액(5조124억원)보다 5249억원 정도 더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현행 개소세 과세대상 품목 가운데, 지난 몇 년 동안 세수실적이 미미한 품목들에 대해 과세여부를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렵용 총포류, 녹용·로열제리, 고급사진기, 고급융단 등 최근 3년 동안 국내분 세수가 거의 없는 품목들에 대한 과세여부는 부절적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수렵용 총포류나 고급융단의 경우 수입분을 합쳐도 세수가 5억원 안팎에 불과하며, 녹용·로얄제리, 고급사진기도 20억원 내외로 세수실적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소세 전체세수와 비교해도 0.1% 미만 수준이다.
보고서는 "개소세가 과거 특별소비세로 운영되던 시기에는 사치성 소비의 억제에 주목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외부 불경제를 유발하는 소비 억제로 그 목적이 변해가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들 항목에 대한 개소세 과세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품목을 사치성 소비품목으로 분류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외부 불경제를 유발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과세대상에서 제외시킬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보고서는 정부가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제시한 이른바 명품백 과세방안에 대해선 "사치성 소비재로 과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개소세 과세체계 전반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개소세 과세취지, 과세물품의 특징, 과세물품 간 형평성, 중장기적 세수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소세 과세대상 품목을 체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