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손학규 경선 후보와 김두관 후보가 결국 경선 보이콧을 선언, 반쪽짜리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손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26일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공정성 담보라는 경선의 근본 원칙의 문제이므로 모바일 투표 시스템 전면 정비를 위해 경선이 중지돼야 한다"고 강조, 경선에 불참하기로 했다.
김 대변인은 "이미 진행된 제주·울산 모바일 투표의 경우 미투표 처리된 선거인단에 대해 다시 재투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며 "향후 진행 예정인 모바일 투표는 즉각 중단, 보완 후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후보 측은 요구조건으로 ▲제주·울산 재투표 실시 ▲경선일정 진행 즉각 중단 ▲선 투표, 후 선거운동 방식인 경선절차를 선거운동 후 투표가 진행되는 방식으로 전면 수정할 것을 내세웠다.
김 후보 측도 손 후보와 뜻을 함께 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울산 지역 경선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들이 경선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원인은 모바일 투표 과정에서의 문제점이다.
모바일 투표 과정에서 기호 1번 정세균, 2번 김두관, 3번 손학규, 4번 문재인 후보의 이름을 끝까지 다 듣지 않으면 투표가 기권처리 돼, 非문재인 진영 후보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예를 들어 1~3번 후보 지지자가 모바일 투표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만 눌러버리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 이 표는 기권처리가 되는 것이다.
이 근거로 이들은 투표율이 55%가 나온 점을 들고 있다. 공인인증까지 하면서 본인인증을 한 선거인단이 어떻게 투표를 안 할 수가 있냐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런 주장를 받아들여 이날부터 진행되는 모바일 투표에는 전화를 중간에 끊을 시, 기권처리 될 수 있다는 안내멘트를 넣기로 했다.
또한 이날 오전 각 후보 측의 대리인을 불러 울산 경선 일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으나 문재인 후보 측 대리인만 참석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일부 후보들이 경선에 불참하더라도 울산 경선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세균 후보는 손 후보와 김 후보이 문제 제기에는 공감하면서도 경선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은 공감하지만 그래도 경선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 정 후보는 경선에는 참여할 것이다. 다만 연설을 할 지는 현장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 지도부는 선관위에 모바일 투표 로그파일을 공개하라고 권고했으며 현재 당 선관위는 로그파일을 분석 중에 있다.
다만 로그파일을 분석하더라도 후보를 선택하고 중간에 전화를 끊어버린 선거인의 표는 모두 기권으로 처리, 추후 다시 살려낼 방법이 없어 제주도의 재투표를 요구하는 非문재인 진영 후보들의 불만을 쉽사리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