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가 공동으로 제작해 서울 주요 시내버스에 부착한 보험사기 근절광고 포스터.
2009년 9월부터 두 달 동안 이씨(36세)는 약 30개 보험에 가입했다. 한 달에 122만원, 총 1600만원의 보험료를 낸 뒤 그는 38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냈다.
나씨(53세)와 주씨(60세)는 10개 병원에서 263일 동안 반복입원을 하거나 한번에 10만원의 소개비를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에 건네고 허위입원을 해 각각 1억3500만원과 4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27일 금융감독원은 설계사와 병원 등이 짜고 돈을 타낸 보험사기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법인으로 된 일부 보험대리점이 보험사기에 가담했다는 제보를 통해서 이뤄졌으며, 지난해 4월 금감원은 조사에 착수한 뒤 2009년부터 1년 넘게 보험금을 수령해온 사기꾼 116명을 적발해냈다.
이들은 일당 3~5만원의 입원보험금 보장상품에 다수 가입한 뒤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미끄러지는 등 경미한 상해를 빌미로 입원과 퇴원을 819회 반복했다. 편취한 보험금은 47억원에 달했다.
1인당 계약건수 및 월 보험료는 평균 21.8건, 140만원으로,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됐다는 것이 금감원 측 설명이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일반 가입자의 계약건수 및 월 보험료는 평균 2.8건, 25만원 수준이다.
한편, 사기꾼들은 평균 102일 동안 장기입원을 하거나 병원과 먼 거리에서 신용카드와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등 허술한 면을 보였다.
보험대리점 설계사가 허위입원의 사기수법을 알려주거나 병원을 알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사기에 공모해 입원서류를 가짜로 발급해준 사실도 드러났다.
올해 들어 금감원은 부산, 경남, 광주 지역에서 비슷한 유형의 보험사기를 적발한 바 있다. 보험사기가 지능화되자, 금융 당국은 지난달 보험 상품 사전점검을 강화하고, 앞으로 자살 보장을 아예 없애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학문 금감원 보험조사국 손해보험조사팀장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며 "주위에서 보험사기가 의심되면 보험사기방지센터(전화 1332, 홈페이지 insucop.fss.or.kr)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