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중과제도 유지하되, 세율은 완화"
"주식양도차익도 전면 과세해야"
다운계약서 등 조세회피를 유발할 가능성이 큰 1세대1주택 비과세 제도를 소득공제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세율이 50∼60%에 달하는 1세대 다주택자 중과세 제도는 유지하되, 높은 세부담에 따른 부동산 시장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세율을 다소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사진)는 지난 1일 서울시 홍익대학교에서 개최된 한국조세연구포럼 추계학술대회 및 정책토론회에 참석,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학측면의 응능과세원칙과 조세제도의 평가'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우선 박 교수는 현행 1세대1주택 비과세 제도가 조세회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비과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도자가 1세대1주택 비과세 대상인 경우 집을 사는 사람의 요구에 따라 다운계약서 또는 업계약서 등을 작성해주는 양도가액 조정이 가능하다"며 "지난 2006년부터 부동산 실지거래가액 신고제도가 시행돼 양도가액 조정 가능성이 줄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광역시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이중계약서 작성으로 실재 거래가격과 다른 허위금액을 신고한 경우가 11건이나 됐고, 부동산 실거래가 허위 신고자 45명이 적발돼 과태료 1억6800만원을 부과받는 등 부동산시장에서는 양도가액 조정이 빈번한 실정이다.
특히 박 교수는 1세대1주택 비과세 혜택이 투기세력이 아닌 실거주 국민들의 세부담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세법의 기본 원칙에 따라 양도차익이 있는 경우 어느 정도의 세부담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시세차익이 있는 경우 일정한 세금부담은 필요하다"며 "1세대1주택 비과세제도를 소득공제 등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주택 시세차익은 물가상승과 연동된 부동산의 전반적인 가격상승과 연계될 수 있으므로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연계하고, 단기보유의 경우 연 250만원의 양도소득 기본공제 연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교수는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2012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중과세 제도는 유지하되 세율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부담은 부동산 명의신탁이나 미등기를 통한 탈세 등으로 부동산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며 "하지만 다주택 중과세는 투기목적 취득에 세부담을 높여 제한을 가하는 것이므로 제도는 유지하고 세율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교수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전면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증권거래세 폐지 및 양도차손 등을 고려하면 상장주식 전면 과세가 바로 세수입 증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주식을 기초로 한 금융상품에 대한 과세권 확보 차원에서라도 전면과세는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