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부결될 시 오늘 본회의 통과 불가능…장기표류 가능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새누리당 위원들은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특검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특별검사 추천권을 위헌으로 규정, 법사위 특검 법안 표결에 대해 의원각자의 소신대로 투표하기로 했다.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은 내곡동 사저 특검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특검 추천이 민주당이라는 것은 위헌이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며 "다만 오전 11시30분에 법사위를 열어 특검법 토론을 하되 표결에 대해서는 의원들 각자의 소신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원내지도부는 여야가 합의했음으로 '합의정신'을 강조하며 가결할 것을 요구했지만, 법사위원으로서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서 표결에 대해서는 의원 개인의사를 존중해달라고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위헌'이라고 규정한 이유에 대해 "검찰의 핵심은 정치적 중립인데, 민주당이 특별검사 추천권을 행사하면 정파적 이익에 맞는 특별검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 한일전을 하는 데 축구심판을 일본이 추천한 심판이 하면 공정할 수 있겠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권 의원은 "지난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 하자마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최도술씨의 비리가 터졌을 때 당시 새누리당이 낸 특검의 추천권을 국회의장으로 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추천권자가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장이라며 위헌이라고 했다"며 "이에 법사위 소위를 다시 열어 대한변협 추천으로 변경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여야 동수로 8 대 8이기 때문에 동률로 찬반이 되면 부결된다"고 말했다.
법사위 처리가 무산되면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 처리도 불가능해 특검법이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일부 이견이 나올 경우 자유 투표를 부쳐도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다.
'여야 합의정신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합의정신도 중요하지만 법사위 입장이 있는 것"이라며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에 대한 위헌가능성 등을 심사하는데 법사위에서 위헌소지가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자존심 문제"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