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조세전문가들이 복지재원 확충 등을 위한 중장기적인 조세부담률 인상 방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다른 세금에 비해 징세비용이 적고 세수입 증가에 효율적인 부가세율을 중장기적으로 2% 가량 인상해야 한다는 KDI 측의 의견을 놓고 찬·반 양론이 펼쳐졌다.
부자나 서민이나 같은 세부담을 지게 되는 부가세 등 간접세보다는 소득세와 법인세 등 직접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조세부담률을 높이기 전에 비효율적인 비과세·감면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3일 '향후 경제 및 재정운용방향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조세부담률 인상 방안을 비롯한 각종 세제개편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조의섭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 직무대리(조세분석심의관), 고영선 KDI 연구본부장, 옥동석, 황성현 교수(이상 인천대학교) 등 4명의 조세전문가가 참석했다.
우선 이날 공청회에서는 KDI 측이 조세부담률을 높이기 위해 제시한 중장기적 부가세 인상안에 대해 의원들 사이의 공방이 이어졌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부가세 증세를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고,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도 "증세 없이 복지지출이 불가능하며, 증세를 안하고 복지를 늘린다는 것은 포퓰리즘이고 사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의섭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 직무대리는 "다른 세제보다 부가세가 효율적 측면에서 징세비용이 적다고 볼 수 있다"며 "중장기적 재정건전성을 위해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납세자의 소득에 관계없이 재화 및 용역의 판매가격에 일률적으로 10%의 세금을 부과하는 부가세 특성상 상대적으로 서민들의 세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KDI에서 2018년까지 부가세를 2% 정도 올리자고 했는데, 현재 우리 경제환경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구조에서 법인세나 소득세 등 직접세를 손대지 않고 부가세를 손댄다는 것은 소득 역진성에 따라 올바르지 않은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부가세율이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소득세도 OECD 평균보다 낮다"며 "KDI의 방안은 정면 대응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도 "조세부담률을 얼마나 올려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과세·감면을 확실히 정비하고, 탈세와 지하경제 등 어두운 부분을 먼저 정리해 세율과 전반적인 조세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류 의원은 "지난 1996년 이후 소득세제는 모자이크식 땜질 개편이 계속됐다"며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황성현 인천대학교 교수도 "우리 세제는 소득세제가 약한 것이 제일 문제로, GDP 대비 소득세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며 "세율만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며 비과세·감면을 줄이고, 현재 40% 밖에 안 되는 근로소득 납세자 비율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