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자금이 충분히 풀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및 개인들의 자금수요가 급감해 올 2/4분중 금융거래가 2년 반만에 가장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2년 반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개인들이 차입한 금액도 99년 1/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중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규모는 설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9조2000억원을 기록, 2000년 4/4분기 이후 가장 작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5% 감소한 것이며 올 1/4분기의 34조2000억원의 26.9%에 불과한 수준이다.
조성종 경제통계국장은 "이는 일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벌어놓은 수익으로 유동성이 충분한데다 설비투자 수요까지 위축된데 따라 자금수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자금을 차입하는 경제주체인 기업의 자금부족 규모는 3조2000억원에 불과해 1/4분기의 16% 수준으로 급감했다.
개인의 자금조달 규모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4분기중 개인들이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차입한 자금 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99년 1/4분기의 8000억원 이후 가장 작았다. 이 같은 현상은 신용카드사를 중심으로 한 여신금융기관들의 여신회수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개인들이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9조7000억원 증가한 반면 카드사 등 비은행금융기관 차입금은 오히려 5조5000억원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예산조기집행 등의 영향으로 자금조달(5조7000억원)이 크게 늘어나 1/4분기의 9조9000억원에 이어 4조7000억원의 자금부족을 기록했다.
이처럼 기업과 개인의 자금조달이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자금중개기능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들이 기업, 개인 및 정부에 공급한 자금규모는 4조4000억원을 기록, 2001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 전체적인 금융거래 규모도 44조4000억원에 불과, 금융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금융거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2000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