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임원 자격, 현행 은행법 수준으로 상향
저축은행 비리신고센터 등도 개설 운영
저축은행의 부실 경영을 완전하게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법적 정비에 나선다.
앞으로 저축은행 대주주들은 적격성 요건에 대해 상시 감시를 받아야하며, 계열사에 우회적 대출을 할 수 없다.
13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저축은행 건전경영을 위한 추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금융위는 이달 중 '상호저축은행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 후 12월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금융 당국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20개(전체의 38%) 저축은행의 문을 닫고, 현재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저축은행의 부실 은폐 수단이 되고 있는 '8·8클럽'(자기자본비율 8% 이상, 부실채권비율 8% 이하의 우량저축은행)을 폐지하고, 대주주 직접 검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사후 감시 장치에 그치고 있다.
또 저축은행 대주주의 비리 등이 여전해, 이를 차단하려면 저축은행의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 금융 당국의 판단.
새로운 제도 개선 내용을 살펴보면,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외부 및 내부의 견제 기능이 강화된다.
대주주 임원의 자격은 현행 은행법 수준으로 높아진다. 현행법은 대주주 자격을 계량적 수치로 평가하지만, 앞으로는 금융질서를 위반할 요인이 있는지 질적인 심사 요건을 강화한다.
심사 주기는 현행 자산 2조원 이상의 저축은행 1년, 자산 2조원 미만의 저축은행 2년에서 수시 심사로 바뀐다.
금감원은 대주주의 적격성 충족이 의심되면 즉시 심사를 할 수 있고, 유예기간 없이 주식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또 금융위가 저축은행 임원의 해임을 요구하면 직무가 즉시 정지된다.
과거 영업정지 된 A저축은행은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대표이사의 직무 정지를 요구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바 있다.
대주주의 위법 행위를 고발하면 소속과 관계없이 포상금이 3억원까지 지급된다. 내부자의 경우에는 대주주의 위법 행위를 금감원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만일 신고하지 않으면 행정 제재를 받게 된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저축은행 비리신고센터'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저축은행들은 부실 은폐를 목적으로 비(非)업무 용도의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금지된다. 잠재적 부실을 막기 위해 우회 대출과 신용공여도 차단된다.
지난 5월 영업정지 된 M저축은행은 우회 대출을 이용해 60억원을 증자하고,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처럼 재무제표를 꾸몄다가 적발됐다.
편법 대출뿐만 아니라 차명 대출도 금지돼, 타인의 명의로 저축은행 대출을 받거나 이를 방조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이밖에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조치) 유예기간 중 대주주가 예금을 횡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에 경영 지도자를 파견할 수 있다.
이해선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저축은행의 체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저축은행들이 여신심사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여신심사 시스템을 갖춘 저축은행의 개인 신용 대출액 평균은 10배 많은 반면, 연체율은 3분의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