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생각·文 신뢰·安 정책 '無'
대선후보 3인이 외치는 경제민주화에 빠진 것은 무엇일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생각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신뢰가,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대토론회(민주통합당 유승희·홍종학 의원 주최)에서 "개혁은 대통령이 혼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화두로 제시했다.
김 소장은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집권세력에 의해 담보될 때 개혁에 성공한다"며 "참모조직, 관료조직, 국회, 국민과의 관계 설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박 후보는 새누리당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를 넣었지만 재벌개혁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더구나 박 후보는 "재벌의 장점을 살리되 폐해는 보완하고 지배구조 문제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으며, 당내 이한구 원내대표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설전을 방치했다.
박 후보의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 공약은 신선하지만 성장을 전제로 하는 복지 기반 확충이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김 소장은 "박 후보 자신의 생각과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시혜적인 방안으로는 복지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심 풀기 어렵다"며 "특히 줄푸세와 경제민주화 간의 충돌을 해소하고 '높은 세금의 복지'와 '낮은 세금의 복지'라는 선택을 국민에게 떠넘겨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문 후보는 민주통합당에서 이미 만들어 놓은 경제민주화 정책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새누리당에게 담론을 빼앗겼다.
김 소장은 "국민들은 민주당의 당론을 문 후보의 진짜 생각으로 믿지 않는다"며 "새로운 정책의 개발보다는 당내 인적자원 및 타 후보의 정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당의 통합이 먼저"라며 "현 캠프로는 정책경쟁 주도권을 회복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당내 인적자원과 정책을 끌어안을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 보여야 한다. 초강력 정책만이 최선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 원장의 재벌개혁과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해선 그동안의 경험과 공부가 잘 결합되고 기업과 노동, 복지 정책의 상호보완적 체계를 강조했다는 것이 김 소장의 평이다.
다만 단순한 열거에 그치고 우선순위를 조정할 원리가 불분명할 뿐더러 다양한 당사자들의 대타협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김 소장은 "안 원장은 공부방을 나와 정치의 장에서 단련 받아야 한다. 하나의 정답을 말할 수 없는 현실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 시험을 거쳐야 한다"며 "CEO와 청년 멘토를 넘어선 정치적인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