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가격담합 혐의로 피소됐지만 이 사건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후 2시 현재 전날보다 0.30% 상승한 132만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장초반 하락하기도 했지만 오후들어 상승 쪽으로 돌아섰다.
LG전자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종목은 같은 시각 현재 1.44% 오른 7만7400원에 매매가를 형성했다.
현재까지 미국 주정부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외에 과징금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아 주가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검찰은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소 12년 동안의 가격 담합을 통해 음극선관 가격을 부풀려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법원에 과징금 부과를 요구했다. 음극선관은 컴퓨터와 TV 모니터 부품이다.
소송을 제기한 일리노이주 검찰측은 피해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앞으로 과징금 규모가 확정돼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받게 될 타격은 장기관점에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는 전체 영업이익에서 가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예상 매출 27조원 가운데 가전부문의 매출은 4000억원으로 1.5% 정도에 불과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소송의 쟁점인 음극선관 부품 제작은 삼성SDI가 담당하고 있어 소송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책임이 분산될 여지도 있다.
LG전자는 가전부문이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해 비중이 비교적 높지만 과징금 규모가 확정이 안된 상태에서 섣불리 피해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LG전자와 삼성전자는 3월에도 미국 상무부로부터 하단냉동고형 냉장고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을 받았지만 무역위원회(ITC)가 이를 기각한 바있다.
당시 ITC는 두 회사의 냉장고 수출로 미국 산업의 피해가 없었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번 소송 결과, 대규모 과징금 판결이 난다고 해도 파장이 한번에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과징금이나 손해배상 금액이 클 경우 한꺼번에 지급하기보다는 여러번에 걸쳐 제공하는 방식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은 또 지난달 미국 법정에서 벌인 애플과의 소송에서 패한 후 10억5000만 달러(1조2000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지만 한 달도 채 안된 시점에서 주가는 판결 직전을 웃도는 수준으로 회복됐다.
SK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아직은 과징금 규모가 안 나와 예측이 어렵다"면서도 "미국 주정부의 피소가 당장 충격을 줄 만한 재료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한국기업에 과징금 청구를 요구하는 소송 제기는 과거에도 있었다"며 "향후 실적에는 미국 3차 양적완화(QE3)에 따른 정보기술(IT)관련 소비세 증가가 더 중요변수"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