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대책 직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 청실아파트 등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존 대형아파트 단지는 상승폭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형평형 의무건설 비율과 분양권 전매금지를 뼈대로 한 9.5대책이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게 아니냐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30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9.5대책 직후 최고 1억원 가량 급락했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최근 1∼2주새 평형별로 2500만∼4000만원 정도 올랐다. 이 아파트 34평형은 최고 8억3000만원선에 매물이 접수되는 등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9.5대책과 2종 분류로 정상적인 재건축이 불가능해진 대치동 청실아파트도 매매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이 아파트 35평형의 경우 현재 8억5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와있고 10억원선까지 떨어졌던 49평형도 최근 12~13억원선에 팔자주문이 들어온 상태다.
개포동 주공단지들도 최근들어 평형별로 1500만~3500만원 가량 오르는 등 재반등을 시작했다.
특히 10월1일부터 적용되는 1가구1주택 양도소득세 강화방침에 따라 9월말까지 대부분의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9.5대책의 영향권 밖에 있는 대형아파트들은 9.5대책을 '호재'로 삼아 상승폭을 점차 늘리고 있는 분위기다. 대치동 미도촵선경촵우성아파트를 비롯해 동부센트레빌은 9.5대책 이후에만 평형별로 1~2억원 정도 올랐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역시 초대형 평형은 3억원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재반등의 시작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9.5대책의 약효가 끝났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경기가 불확실한데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가 계속될 경우 부동산 불패신화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저스트R 김우희 상무는 "규제일변도의 정책과 대증요법식 처방이 집값의 내성을 기르고 호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결국 9.5대책은 정부 정책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