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사찰로 홍역을 치렀던 국무총리실이 여전히 민간인에 대해 직접 조사하고 차량정보를 조회하는 등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총리실의 공직복무관리관실이 차명·소유주·나이·주소 등이 포함된 민간인 소유의 자동차등록정보를 열람해 왔으며, 규정을 무시하고 민간인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따르면 총리실은 국토해양부의 자동차정보관리시스템 단말기 회선을 이용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179회,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515회 등 총 694회 민간인이 포함된 차량정보를 열람했다.
총리실은 지난 2010년 국정감사에서 경찰청 차적조회 단말기를 이용해 민간인 차량정보를 열람해왔다는 지적을 받고, 같은 해 10월 이를 단절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또한 총리실은 시스템 단절 전까지 ▲2005년 290회 ▲2006년 558회 ▲2007년 590회 ▲2008년 23회 ▲2009년 382회 ▲2010년 302회 조회했었다.
김 의원은 "결국 조회시스템을 경찰청에서 국토부로 바꾼 후 오히려 조회건수가 대폭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리실이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고 지난 2010년 10월 시정조치를 한 지 불과 몇 개월 후인 지난해 4월 국토부에 차량정보시스템 사용을 요구했고, 국토부장관으로부터 단말기 회선을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에 의하면 총리실은 지난 2010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609건의 공직자 비위를 조사하면서 민간인을 직접 면담하거나 자료제출을 요구하면서, 총리실 법무감사담당관에게 사전확인을 받고 적격성 여부 판단을 받도록 한 '공직복무관리업무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김 의원은 "총리실이 공직기강 업무 부서를 개편하고, 규정을 강화했다고 하지만 운영은 예전 그대로임이 확인된 만큼, 총리실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규정도 지키지 못하면서 다른 공직자들에게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 존재하는 한 공직기강 확립이라는 핑계로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본래 공지자 비위 감찰은 감사원이 하도록 법으로 정한 만큼, 해당 업무를 감사원으로 이관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김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민간인 차적조회에 대해 "과거 그때그때 임의로 쓰던 것이 지난 2010년부터 금지됐으며, 이후 차량관리법을 준수해 2011년부터는 소유주와 소유회사 정도의 최소한의 정보만을 조회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임 실장은 공직윤리지원관실 폐지 주장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외부 감찰기관"이라며 "내부 감시자로서의 기능을 하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과거 정부에서도 존재했었던 것"이라고 사실상 폐지불가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