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의 화재대응매뉴얼이 황당한 공상과학소설(SF)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경민 의원(민주통합당)은 5일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궁능 19개소 문화재의 화재대응매뉴얼 55개를 확인한 결과 "'경복궁 화재대응매뉴얼'에 공상과학소설 수준의 비현실적 시나리오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경복궁 화재대응매뉴얼'에는 야간 화재를 최초로 발견한 근무자가 자체소방차를 끌고 화재발생 2분 만에 혼자 초동진화를 하도록 돼 있다"며 "화재발생 4분 뒤 퇴근했던 직원 5명이 나타나 각종 화재진압, 인명구조, 문화재반출, 의료소설치를 시작하게 돼 있는 등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화재청은 '모든 궁능은 각기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화재대응매뉴얼에따라 연 4회 실제훈련, 월 1회 가상훈련 및 자체 연습을 한다'고 했지만, 이 매뉴얼 시나리오대로 훈련을 한다면 직원들은 초인적 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국 궁능 19개소 문화재 가운데 국보 2개, 보물 9개, 사적 7개의 화재 대응매뉴얼은 마련 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문화재청은 실제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매뉴얼 시나리오대로 신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며 "문화재청은 궁능 야간관리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충분한 안전교육을 통해 궁능 내 문화재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