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복지예산 확대 주장", 朴 별도질의 없이 30분 경청
여·야 대선후보의 경제정책 대결 '전초전'이 결국 무산됐다.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첫 국정감사 자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시차를 두고 모두 참석했지만, 관심이 모아졌던 정책 대결을 특별히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양 후보는 바쁜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해 이날 국정감사장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두 후보는 이런 예상을 깨고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 시선을 끌었다.
특히 박 후보의 경우 19대 국회 들어와 상임위 공식일정에 최초로 참석한 것이어서 더 주목됐다.
먼저 오전 질의시간에 참석한 문 후보는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제시한 무상보육 정책 수정방안(소득하위 70%까지만 전액지원)과 관련, "국민이 원하는 복지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정부의 신뢰성을 떨어뜨린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문 후보는 정부가 소득하위 70%에 보육료 지원 혜택이 유지된다고 한 것은 사실상 '눈속임'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문 후보는 "양육비 지원이 중단되는 소득상위 30% 기준은 소득금액은 물론, 재산까지 다 소득으로 환산한 개념"이라며 "30대 맞벌이 부부의 경우 0~2세 아동이 있는 3인 가구의 65% 가량이 소득상위 30%이고 아이가 2명인 4인 가구는 50%가 소득 상위 30%"라고 언급했다.
실제 보육지원이 필요한 맞벌이 가구 절반가량이 이번 정부 수정안에 따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 후보는 "이렇게 많은 대상이 지원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선별적 복지가 아닌 '배제적 복지'이기 때문에 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정부의 수정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이 오른 만큼 OECD 주요 선진국의 평균 이하인 복지 수준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이른바 '보편적 복지' 주장에도 힘을 실었다.
문 후보는 올해 정부가 발표한 예산안과 관련해서도 "내년 예산은 현 정부가 편성하지만, 실제 집행사용은 다음정부가 하도록 되어 있다"며 차기정부의 국정목표가 반영된 예산편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누구나 동의하듯이 다음 정부의 시대적 과제는 복지확대이기 때문에 복지지출 비율 지금보다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질의를 마친 문 후보는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리는 시민캠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곧바로 국감장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에는 오전 일정을 마친 박 후보가 국정감사에 참석, 30여 분간 의원들의 질의와 장관의 답변 등을 경청했다.
당초 오전 질의순서에는 박 후보의 이름이 올라와 경제민주화 등과 관련해 질의를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박 후보는 의원들과 박재완 재정부 장관의 질의, 응답과정을 차분히 듣다가 오후 일정을 위해 자리를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안 일부 야권 의원들은 이번 국정감사 증인채택 문제 등과 관련해 박 후보에게 질문공세를 하면서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순간적으로 국감장이 들썩이자 강길부 기획재정위원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질문은 박재완 장관을 비롯한 증인에게만 가능하지, 박 후보에게 직접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