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설립된 공기업 직원이 서민보다 저리로 사택 대여"
서종대 HF공사 사장 "불합리하지만 노사합의 사항이라…"
"우리은행 대졸 공채 직원 20명 중 1명은 임원 자녀 몫?"
금융권 직원들이 높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질타가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금융 공기업인 한국주택공사(HF공사)는 과도하게 낮은 이자에 임차 사택을 직원에게 대여하고 있으며, 정부가 소유주인 우리은행의 경우 임원 자녀를 상당수 채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호준 의원(민주통합당)은 "HF공사의 임차 사택이 사실상 특혜 대출"이라고 지적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HF공사의 3급 이하 직원들은 본인이나 가족 명의의 주택이 없으면 임차 사택을 빌릴 수 있는데, 올해 6월 현재 58명이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금액 기준으로는 76억3000만원에 달한다.
다른 공공 기관의 경우 거리가 먼 지역의 근무자에 한해서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HF공사는 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임차 사택을 임대해 2006년과 2009년 감사원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감사원의 지적 이후 HF공사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 지방의 근무자를 제외하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했지만, 이자율은 보증금(서울 기준 1억2000만원 한도)의 3.3%로 매우 낮은 상황.
이 역시 임대 이후 8년이 지나야 부과되며, 1년 동안 무상, 2~4년 1.65%, 5~7년 2.64%의 사용료가 부과된다.
정호준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설립된 공기업이 서민의 전세금 대출(이자율 4%)보다 낮은 이자에 임차 사택을 대여 받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종대 HF공사 사장은 "이는 노사(勞使) 합의 사항인 만큼, 일방적으로 시정하기 힘들다. 일반 국민들이 볼 때 과도한 측면 있으니 노조와 합의해 조정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강석훈 의원(새누리당)은 은행계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관리 및 감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로 있는 우리은행의 경우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임원 자녀가 상당수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우리은행 대졸 공채 직원 20명 중 1명(5%)은 부장급 임원의 자녀인데, 일반적인 상황과 비교할 때 매우 높고, 이는 우리 금융시장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예금보험공사가 양해각서(MOU) 등을 통해 우리은행에 경영의 자율권을 줬지만, 지배주주 역할을 하면서 기본적인 경영 감시 의무를 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아직까지 보고 받은 사실이 없지만, 한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